동원F&B노조(위원장 강진명)에는 특별한 모임이 있다. 바로 조합원들이 함께 모여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나눔의 봉사, 더불어 봉사'이다. '나눔의 봉사·더불어 봉사'는 지난 2004년 11월 2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50명의 조합원들이 함께 매주 셋째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은 무의탁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테레사의 집과 결손가정 아이들과 지적장애아들이 지내고 있는 브니엘 집을 방문하고 있다. 이곳엔 시설을 관리하는 인력이 적기에 그동안 못했던 청소를 하고 목욕도 시켜드리고 있다.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직접 요리해 점심도 제공한다. 목욕봉사는 치매가 있거나 거동이 힘든 노인들이 많아 손길이 많이 간다. 외출할 기회가 적은 이들을 위해 나들이도 다녀온다. "팔짱을 끼고 휠체어를 밀고 근처 공원에만 다녀와도 일년만에 나가는 것이라며 많이들 좋아하십니다."

하지만 늘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 노인이 갑작스레 돌아가시거나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99살의 할머니가 계셨는데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다가 다음달에 가보니 돌아가셨더라고요. 이분들과 말벗이 되기도 하고, 씻기면서 우리 부모님께도 더 효도해야겠다는 반성도 많이 합니다."

봉사활동은 주로 조합원들이 쉬는 휴일에 이뤄진다. 조합원들이 대부분 마트 등 유통매장에 파견되어 근무하기에 휴일을 맞추기란 쉽지않다. 그래서 봉사일을 미리 정해 한 달 전 미리 휴무를 신청한다. 이제는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퇴사한 직원, 매장에서 함께 근무하다 알게된 타사 직원들도 함께 참여한다.

3년째 봉사활동에 조정화(46)씨. 조씨는 이제 봉사활동이 생활의 또 다른 활력소라고 말한다.

"봉사활동을 하고나면 뿌듯해요. 단체의 소속감도 느끼고 작지만 제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서 일하는데도 봉사활동이 기다려져요."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다가 나중에는 정이 들어 매번 헤어질 때마다 아쉽다고 한다.
"아이들이 빛나는 눈빛으로 반겨줄 때 가장 기분이 좋죠. 우리가 해준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하고, 가지 말라고 잡을 때 정말 기뻐요."

요즘은 조합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강 위원장 또한 13살, 9살 자녀를 데리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강 위원장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낯설고 두려워하기도 했지만 금새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장애가 큰 문제가 되지 않더군요"라고 말한다.

노조가 나눔 활동을 열심히하자 회사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노조의 봉사활동에 회사도 지원하고있고 최근에는 지역시설에 기부도 부쩍 늘어닜다. 최근에는 은평시립의 마을에 김치를 기부했다.

강 위원장은 "가족 봉사로 확대해 지역봉사 뿐만아니라 화재나 홍수 등 국가적 재난에도 동참해 도움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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