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신고를 하려던 노동자들이 경찰서 내에서 용역직원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4일 화학섬유노조에 따르면 지난 2일 집회신고를 하기 위해 이날 새벽 5시경 서산경찰서를 방문한 비오씨가스코리아지회(지회장 박홍진) 조합원 가운데 5명이 회사측이 고용한 용역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조합원 두 명은 현재 전치 4주의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며 전치 3주를 받은 조합원 한 명과 2주 진단을 받은 두 명은 통원치료 중이다. 부상을 입은 조합원들은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에 따르면 이날 먼저 집회 신고를 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경찰서에 도착해 정보과 앞에서 줄을 서 있으나 나중에 도착한 용역 직원들이 앞에 서겠다고 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박홍진 지회장은 “먼저 온 순서대로 뒤에 서라고 했으나 용역들이 험한 욕을 했고 130킬로그램이 넘어 보이는 한 직원이 벽 쪽에서 달려오더니 조합원을 들이 받았다”며 “몇 차례 정보과 문을 두드리며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담당 경찰은 아직 접수 시간이 안 됐으니 조용히 줄서서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박 지회장은 “회사측이 고용한 용역들은 조합원들이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산경찰서의 해당 경찰관은 “당시 노동자가 폭력을 당하는 것을 직접 봤다면 당연히 제지했을 것”이라며 “싸움을 방치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지회는 폭력을 행사한 용역직원에 대한 고소·고발 여부를 고려하는 한편, 회사측에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한편 지난 4월14일 단체협상 결렬로 파업에 들어간 비오씨가스코리아 조합원들은 현재 △단체협약 갱신 △조종실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그러나 파업 이후 첫 교섭이 있었던 지난 3일 노조전임자를 인정할 수 없고, 임금·단체교섭 이외의 조합활동은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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