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해고→처우개선요구·노조결성→계약해지→경찰력투입→구속·해고→손배가압류→장기투쟁.”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분회장 김소연) 투쟁이 19일로 1천일을 맞았다. 19일 금속노조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소연 분회장은 “정당한 요구가 1천일이 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에 절망스럽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들은 지난 2005년 7월5일 노조를 만들었다. 이들은 그해 6월 ‘문자해고’ 통보에 맞서 ‘직접 생산공정에 금지된 불법파견 시정’을 노동부에 요구했다. 노동부로부터 2005년 8월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13억원의 손배가압류였다. 김 분회장은 “노조에 가입하면 적어도 문자로 해고되는 일은 없겠지하며 노조에 가입했다가, 눈물을 흘리며 해고된 조합원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005년 8월24일부터 10월17일까지 진행됐던 기륭전자 점거농성이 ‘가장 아쉬웠던 투쟁’이라고 했다. 당시 점거농성 마지막날에 경찰력이 투입됐다.
“현장에 일단 복귀하는 걸 요구했어요.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죠. 해결의 여지가 있었어요. 그런데 느닷없이 경찰력이 투입되면서 파행을 맞았죠.”
회사측은 올해 4월 모든 생산라인을 폐쇄했다. 생산은 외주업체와 중국공장에서 계속하고 있다. 김 분회장은 “제품개발을 위한 샘플라인 2개만 가동해도 상당수 해고자를 복직시킬 수 있다”며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투쟁 1천일을 맞아 지금까지 연대해준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끼리만 1천일을 싸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의 투쟁에 연대해준 모든 이들과 함께 싸운 것입니다. 연대의 그 마음을 위해서라도 투쟁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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