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금속공업주식회사(현 풍산)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난 89년 1월2일 풍산 안강공장에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87년에 노동자대투쟁이 있은 지 1년 반만의 일이었다. 당시 풍산금속 안강공장에만 4천500여명이라는 대규모 경찰병력이 동원됐다.
당시 노동자들은 단체협약체결 절차상 문제의 시정을 요구하며 투쟁을 전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풍산 안강공장 노동자들은 노동쟁의조정법·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8명이 구속됐고 15명이 불구속입건됐다. 풍산측도 징계위원회를 통해 25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고 17명을 정직 등으로 징계했다.
풍산 동래공장의 사정도 비슷했다. 해고노동자 김영일(44)씨는 “풍산의 노사 간 협상자리에는 지역경찰서장과 보안과장까지 참여했다”며 “이들은 노동쟁의를 하면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풍산 동래공장에 87년 입사해 91년 업무방해죄 등을 이유로 해고됐다.
풍산금속사태 이후 노태우 정권 차원의 노동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시작됐다. 89년부터 92년까지 노동현장에서는 ‘파업→공권력투입→구속→해고’가 반복됐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의 ‘참여정부 3년, 노동정책 평가’를 보면, 88년 구속노동자는 80명이었지만 89년에는 611명으로 8배나 늘었다. 이어 90년 492명, 91년 515명 등 89년부터 92년까지 4년 동안 구속노동자는 모두 1천893명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매일 노동자 1명이 구속된 셈이다.
권영국 변호사는 “풍산금속 안강공장 노동자들에 탄압은 노태우 정권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민주노조운동을 탄압하고 중간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정국전환용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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