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6.21 목 16:22
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현장탐방
서민의 현장으로 찾아가는 은행, '파출수납'불경기로 수금액 점점 줄어들어 … 시중은행, 파출업무 줄이는 추세
 ⓒ 최대규모 재래시장인 남대문시장 한복판에 위치한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
 ⓒ 오후2시, 이재국 계장이 두번째 ‘파출수납’에 나섰다.
 ⓒ 익숙하게, 하지만 신중하게 돈을 센다. 가끔 틀릴 때가 있어 난처한 경우도 생기지만 오랜 고객들과의 믿음 탓에 큰 문제는 없다. <사진 = 정기훈 기자 photo@labortoday.co.kr>

동대문시장과 함께 우리나라 2대 시장으로 불리는 남대문시장. 대지면적 6만6천㎡(2만평), 점포수 1만172여개, 취급품목 의류 1천700여종. 하루 이용객은 평균 45만~50만명, 외국인 고객수만 약 1만명에 달한다. 전국의 중간도매상인과 소매상인이 모이는 이곳은 서민경제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남대문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 위치의 특성상 대부분의 고객이 상인들이다. 이곳 상인들은 가게 가까이에 은행을 두고 있지만 가게를 비우고 은행을 찾기 힘든 영세업주들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파출수납'이다. 은행을 방문하기 힘든 고객을 은행직원이 나와 은행 업무를 처리해주는 것이다.

고객이 은행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셈이다. 파출수납은 주로 남대문시장처럼 상인들이 많은 곳에서 운영된다.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도 주변에 있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상인들의 가게를 직접 방문해 대출을 제외한 입출금과 공과금 수납 등의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8일 파출수납업무에 동행했다.

고객을 찾아가는 은행

오전 9시40분, 이재국(28) 계장의 손길이 바빠진다. 이 계장은 지점의 막내로 입사한지 2년2개월이 됐다. 파출수납 업무 담당자는 두 명. 이 계장이 4개의 상가와 80개의 점포, 또 다른 직원이 상가 5개와 점포 100개를 맡고 있다.

파출수납은 서민들의 경기를 반영한다. “이 업무 맡은 지 2년이 다 됐네요. 초창기에는 여러 명이 함께 했는데 요즘은 혼자 돌아요. 시장이 불경기라 수금액이 많이 줄었거든요. 예전에 300만원 입금하던 사람들이 요즘엔 100만원 정도만 입금하고 있어요.”

파출수납을 위해서는 도난방지를 위해 설계된 전자가방이 필요하다. 전자가방 안에는 현금과 상인들의 통장이 들어 있다. 도난 시에는 전기가 흐르는데 가방을 조정할 수 있는 리모컨도 함께 가지고 다닌다. 다행히 이제까지 위험한 순간은 없었지만 수천만원의 현금이 들어있는 가방은 항상 도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파출수납의 주요 업무는 상인들의 입출금과 공과금 수납, 잔돈을 바꿔주는 일이다.

이 계장도 오늘 방문할 상인들의 통장과 교환해줄 현금을 준비했다. 천원권 지폐를 만원 단위로 묶고 다시 십만원 단위로 묶었다.

“오늘이 금요일이잖아요. 내일은 은행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잔돈을 많이 챙겨야 합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입출금 내역을 일일이 손으로 기재했지만 요즘은 단말기를 사용한다. 단말기에 고객의 계좌번호를 찍고 금액을 입력하면 현장에서 영수증이 발급된다. 영수증 발급에 수수료는 없다.

“여기 보이시죠, 거래시간은 물론 담당자 이름까지 기록되기 때문에 잘못 기록하면 큰일나요.”

신규로 통장을 개설하는 고객들은 도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주도 챙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란 고무줄도 여러 개 챙긴다. “이 고무줄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처음엔 몰랐는데 알고보니 참 요긴하게 쓰여요. 나중에 어디에 사용되는지 꼭 보세요.”
 
오전 10시, 파출수납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낸 이재국 계장이 은행을 나섰다.

 ⓒ 시장 상인들은 잠깐이라도 가게를 비우기가 쉽지 않다. 이재국 계장이 늘 반갑고 고마운 이유다. 한 아동복 매장 상인이 전화 통화를 하며 ‘은행일’를 보고 있다.
 ⓒ 타 은행의 직원이 파출수납 업무 중이다. 현금이 많은 남대문시장에선 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입금과 송금 그리고 잔돈교환까지

남대문시장은 숭례문을 기점으로 크고 작은 상점이 1만여개 이상 줄지어 있다. 일본인 관광객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재국 계장이 파출수납을 할 곳은 일명 ‘도깨비상가’로 불리는 지하상가다. 수입자유화조치 이전에는 잡화에서 고급양주까지 ‘도깨비에서 구하지 못하면 국내에 없는 제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이다.

좁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구불구불한 길들 보이시죠. 예전에는 나가는 문도 못 찾았어요. 지금은 익숙해졌죠. 지나가는 코스가 정해져 있어요.”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옷가게. 이 계장은 상인과 먼저 인사를 나눴다. 매일 만나는 이들이기에 어색함이 없어 보였다. 상인들의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에 통장도 쉽게 찾아낸다. 이 계장은 단말기에 계좌번호를 찍고 상인에게서 돈을 건네받았다. 파출업무에는 계수기를 가지고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돈 계산은 수동으로 이뤄진다. 이재국 계장은 지폐를 간추린 후 부채꼴 모양으로 펼쳤다. 오른손으로 지폐의 중앙을 잡고 왼손에 돈을 끼워 5장 단위로 셌다. 꽤 많은 액수지만 돈을 세는데 30초가 걸리지 않았다. 상인들과 서글서글하게 웃던 이 계장의 눈빛도 이때만큼은 진지해진다. 그는 돈을 세기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4장 단위로 세다 5장 단위로 센지는 얼마 안 됐어요. 솔직히 틀리면 안 되는데 가끔 액수가 맞지 않아 다시 세는 경우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계산이 끝나면 왼손에 끼워진 노란 고무줄을 하나 꺼내 돈뭉치에 끼운다. 다시 돈뭉치를 고객통장에 넣고 고무줄을 끼운 뒤 전자가방에 넣는다. 예금한 금액을 단말기에 기록하고 영수증을 출력해 상인들에게 건네준다. 상인들은 영수증을 통해 거래한 금액을 확인 할 수 있다. 단말기에 기록된 내용은 향후 5년 동안 보관된다. 만약에 발생할 수 있을지 모르는 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은행 업무를 대신 해주는 것이기에 그만큼 분쟁의 소지가 높다. 이 계장은 “다들 친절하시지만 대부분 십년 넘게 장사하신 분들이라 보통 고객들보다 더 깐깐하고 정확하세요. 정신 바짝 차려야죠”라고 웃었다.

상인들이 사용하는 통장은 두 종류로 나뉜다. 겉면이 파란 게 입출금 통장이고 노란 게 자유적금 통장이다. 대개 그날 매출은 입출금 통장에 입금하고, 남은 자투리 금액은 노란색 자유적금 통장에 입금한다. 자유적금 통장에 입금한 금액은 여름에 많이 빠져나간다. 여름휴가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취(보석)가게를 운영하는 박영자(65)씨는 별도의 '단말번호'를 가지고 있는 최우수(VIP) 고객이다.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횟수로 8년째다. 단말기에 단말번호를 입력하면 계좌번호와 주민번호 등이 뜬다. 일종의 단축번호인 셈이다.

 ⓒ 지점으로 돌아와 휴대단말기의 정보를 주 전산기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경기 탓인지 수납해온 현금이 예전의‘반토막’도 안 된다고 한다.
 ⓒ 도난의 위험 때문에 파출수납 업무를 나갈 땐 전기충격기가 장착된‘007가방’을 이용한다.
<사진 = 정기훈 기자  photo@labortoday.co.kr>

정확한 판단력과 인내력 요구

이 계장과 동행한지 20여분 지났을까. 30곳도 채 들르지 못했는데 피곤이 몰려왔다. 그의 걸음이 너무 빠르게 느껴졌다. “걸음이 느리면 절대 안 됩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왜 오지 않냐고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오거든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상가를 방문하려면 잠시라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 겉으로 보기에 단순업무 같지만 순간순간 정확한 판단력이 요구된다. 또 무거운 전자가방을 들고 시장 곳곳을 다니려면 인내력도 갖춰야 한다. 물론 상인들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붙임성은 필수요건이다.

지하상가에서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이정도(가명·35)씨는 “더 늦게 왔으면 하마터면 못 만날 뻔했다”고 반가워했다. 이씨는 “이렇게 찾아주니 정말 편하다. 은행에서 이런 서비스를 더 많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요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고 했다. “초창기에는 300만원씩 벌었는데 요즘은 벌이가 통 시원찮아요. 작년보다 올해가 더 불경기인 것 같아요.” 그는 2만5천원을 입금했다.

“학원 잘 다녀오셨어요?” 박찬수(여·66)씨 잡화점에 들린 이 계장이 반갑게 인사했다. 잡화를 취급하는 박씨는 5개월 전부터 컴퓨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손님이 줄어 남는 시간에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제는 문서까지 다룰 줄 알아. 장사가 안돼 시작했지 뭐….” 박씨는 예전 상업은행 시절부터 거래한 손님이다. 시장에 상가가 지어진 2000년에는 장시가 잘됐으나 요즘은 중국산 물건이 워낙 많아 손님이 뚝 끊겼다고 한다. “그래도 1억5천짜리 이 가게가 내 것이라 집세 걱정은 없어. 요즘 집세 꼬박꼬박 내면서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일 년을 못 버티더라고.”

박씨는 파출수납 서비스가 반갑다고 했지만,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찾아오면 우리야 고맙지. 그런데 우리는 대출을 해야 물건을 들일 수 있어. 필요한 건 마이너스 통장이지. 은행이 목적을 보고 돈 빌려줘야 하는데 신용을 따지니까. 우리 같은 사람은 신용이 없다고 무슨 서류 갖고 오라고 그런다고. 은행에서 대출은 꿈도 못 꿔.”

 ⓒ 이재국 계장이 상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매일 고객을 직접 찾아가기에 고객과의 친밀감이 남다르다.

불황으로 줄어드는 수금액

파출은 입출금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잔돈교환과 공과금 수납, 송금도 함께 이뤄진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익숙한 고객들이지만, 고령일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남대문시장에서 국수집을 운영하는 한 할머니는 단말기에서 출력되는 영수증을 사용하지 않는다. 영수증 숫자가 작아 금액을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계장은 매번 할머니의 장부에 직접 거래내역을 적어준다.

시장에서 유명한 ‘꼬마네 집’ 할머니도 이 계장을 긴장시키는 곳이다. 할머니는 장사 30년을 넘긴 고참이지만, 가끔 거래내역을 잊어버려 이 계장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할머니가 출금한 내역을 깜박하거나 송금계좌번호를 잘못 알려주시기도 해요. 그래서 이곳에 올 때마다 긴장을 풀기 힘들죠.”

이 계장은 2년 가까이 매일 상인들을 만났기 때문에 창구와는 다른 친밀감이 든다고 했다. 개인적인 친분도 쌓인다. 심지어 상인들은 주변사람들이 예금할 때 이 계장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곳 분들이 창구에 오시면 특히 반갑게 인사하죠. 이분들도 제가 가면 물건 값도 깎아주시고, 타행 금리가 높아도 우리은행과 거래를 유지해 주세요. 참 고맙죠.”

이 계장이 오늘 하루 세 번에 걸쳐 방문한 곳은 총 72곳이다. 총 수금액은 2천300만원 정도. 그렇지만 수금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문 닫는 상점이 늘고 있다고 했다.

“늘 거래하던 가게의 입금액이 점점 줄어들다가 나중에는 가게 문까지 닫아요. '이제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아파요.”

 ⓒ 불경기의 여파로 매출액이 점점 줄어 남대문시장 상가 내 주민들의 근심이 늘어나고 있다.
 ⓒ 늘 가던 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곧바로 전화가 온다고 한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잰걸음으로 복잡한 매장 골목을 헤친다.

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창구

오후 4시30분께, 하루 파출수납을 모두 마친 이 계장이 사무실로 들어갔다. 파출이 끝나면 사무실에서 정산 작업이 시작된다. 수금한 수표는 횡선고무인(시중에서 사용불가)을 찍는다. 또한 단말기에 입력된 내용을 컴퓨터에 전송하고 통장에 거래내역을 찍는다. 입금액 5천만원 이상, 지급금액 2천만원 이상이면 전표에 기록해야 한다. 그가 파출수납 업무를 정리하고 있을 때는 대개 창구 손님을 받지 않고 ‘옆 창구를 이용해 주십시오’라는 푯말을 세워둔다.

“창구에 앉아 있으면 모르던 일들을 파출업무로 많이 알게 됐어요. 고객이 여기에서 이런 일을 하시는구나 느끼는 거죠. 그러면 고객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만 파출수납은 은행 입장에서 볼 때 수익성이 그리 크지 않은 사업이다. 파출수납 담당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남대문시장지점의 경우 15년 전 파출수납 업무를 처음 시작할 때 담당직원이 8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두 명밖에 없다. 게다가 은행측은 최근 파출수납 담당자를 한 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의 '수익성' 위주 경영정책과 상인들이 그토록 반기는 '출장 고객서비스'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불경기' 탓에 파출업무도 감소
파출수납은 상점을 비우고 은행을 찾기 힘든 시장 상인들을 위해 도입됐다. 은행 직원이 각 상점을 돌면서 예금 등 은행업무를 대신 해주는 것이다.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의 경우 은행이 문을 연 지난 93년부터 파출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이 불경기에 접어들면서 파출업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8명으로 시작한 파출업무 직원이 4명으로 감소했다가, 지금은 2명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년 전만 하더라도 한 바퀴 돌면 6천만원 정도는 나왔는데 이제는 2천만원이 조금 넘거나 못 넘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파출수납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파출수납을 중단하는 은행들도 늘고 있다. 남대문시장 안에서도 ㄱ은행이 파출수납을 중단한지 3년이 넘었다. 또 다른 은행은 매일 나가던 파출수납을 3일(월·수·금)로 줄였다. 남대문시장지점은 새벽 상인들의 예금을 돕기 위해 새벽 파출수납을 했지만, 지금은 오전 10시, 오후 2시30분, 오후 4시 등 하루 세 번만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아동복 상가의 경우 밤 11시에 장사를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장사를 했지만 요즘은 장사가 되지 않아 새벽 4시를 넘기지 못하고 철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벽 파출수납도 사라졌다.

 
“올해가 작년보다 더 힘들다”
재래시장은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남대문 시장은 국내 최대규모 시장이지만 경제사정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특히 남대문 시장의 자랑거리였던 새벽시장도 불경기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 의류사업의 중심지였다던 남대문시장의 명성이 무색하다. 남대문시장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김기팔씨(가명·56)는 “80~90년까지만 해도 밤 11시 정도면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 차가 서울역부터 밀렸는데 지금은 시장주변에만 차들이 늘어서 있어.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는 큰 고객인데. 이제 도매는 죽었다고 봐야지.”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산한 도매상가에는 빈 점포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나마 있던 손님들도 대형의류상가와 대형마트에 뺏기고 있는 실정이다. 남대문시장 지하상가에서 잡화가게를 운영하는 박찬수(66)씨는 “예전에는 밤새도록 일해도 돈 긁어모으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몰랐어. 그 돈으로 자식들 대학까지 보냈는데 요즘은 손님 구경하기도 힘들어”라고 우려했다.
 

아동의류를 판매하는 임영애(47)씨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옛날 같은면 봄도 되고 해서 부모들이 아이들 옷 사려고 올 만한데. 어째 양말 한 짝 사러오는 손님도 없어요.”
 

아동복의류점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귀숙(35)씨는 파출업무에 대해 “솔직히 우리 같은 사람이야 가게 비우고 큰 돈 들고 은행가기 무섭잖아요. 근데 직접 찾아와주니 정말 편리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금할 돈이 없을 때가 많다고 했다.
 

“은행에서 파출수납을 줄인다고 해도 어쩔 수 없잖아요. 장사가 예전 같지 않으니. 그래도 상인들한테는 필요한데 은행이 돈 되는 손님들만 찾지 말고 우리 같은 상인들한테도 계속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네요.”

 
파출수납 필수품 '전자가방'
은행의 파출수납은 고액을 휴대하기에 항상 도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파출업무에 사용되는 전자가방은 100~150미터 이내 거리에서 리모컨으로 가방의 모든 기능을 통제할 수 있다. 운송자와 5~8미터 떨어지면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리고, 가방 전체에 고압전류가 발생한다. 가방 안에는 상인들의 통장과 지폐가 들어 있다. 그 무게가 만만치 않다. 가방 자체 무게만 3~4kg 정도. 보통 전자가방에 넣고 나가는 통장수만 150~200개에 달한다. 특히 외부에서 각종 세균의 온상인 돈을 매일 만지는 일을 하다보면, 파출수납 담당직원이 결핵에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4월 21일

박인희 기자  ih@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인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