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상(44) 민주노동당 제주 을 후보는 이번 총선이 공직선거 3번째 출마다. 선거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고전하고 있다. 당 분열로 인한 유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막상 해보면 선거처럼 어려운 게 없다"며 "평소 정치사업이 없다가 선거 때만 하니깐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정치의식 고취를 위한 평상시 학습과 교육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번이 3번째 출마다.


"어떻게 보면 숙명이다. 2002년 지방선거에는 광역의원으로 제주에서 유일하게 출마했다. 그 당시 당원은 80명에 불과했다. 당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당원이 300명이 된 2004년 총선에서 TV토론회가 첫 도입됐을 때도 여전히 당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번 당을 알리기 위해 출마했다. 이번 총선은 당과 후보가 이미 도민에게 익숙해진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예년보다 좋지 않다. 출마 동기라고 한다면 본인의 의지가 반이었고 누군가는 출마해야 한다는 지상명령이 작동했다."

- 당 분열로 인해 출마가 쉽지 않았다는 말처럼 들린다.

"제주도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울산 다음으로 20.1%의 높은 당 지지율을 얻은 곳이다. 후보 구도도 좋았다. 민주당 현역의원이 있지만 지역에서 평이 좋지 않았다. 한나라당 후보도 신인이다. 3번째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고향인 구좌읍도 선거구에 편입됐다. 그런데 지난 2월 당대회 이후 분열하면서 추락을 했다. 그 전에 여론조사를 해보니 15%의 정당 지지율이 나왔다. 당을 지지하면서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은 90%가 넘었다. 적어도 13%는 나를 고정 지지하는 여론이었던 게 3%로 급전직하했다. 2번 연속 당선됐고 유력한 선거운동원이었던 안동욱 광역의원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선거운동원이 기가 죽었다. 운동원이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다 보면 싫은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 '너희들끼리 싸워서 되겠느냐', '종북을 하다니 빨갱이냐' 등등 이런 소리를 들으면 금세 풀이 죽는다. 후보야 대응이 가능하지만 아직 그런 준비가 안 된 운동원에게는 힘이 드는 것 같다."

- 지역여론이 좋지 않다. 남은 기간 어떻게 총선에 대응할 것인가.

"비관적으로 생각지 않는다. 초반 지지율 3%를 선거과정에서 6%로 끌어올렸다. 유권자의 반응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이를 표로 결집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반전시킬 자신이 있다. 꾸준히 10년 이상 지역에서 활동해 온 후보는 나밖에 없다. 그 활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게 선거공약이다. 다른 후보들처럼 건설공약은 제시하지 않고, 그간의 활동을 법과 제도로 완비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친환경급식도민공동대표를 맡으며 학교에서 친환경급식을 시행했다. 지역상인 보호를 위해 쇼핑아웃렛 반대 대책위에서 활동했다. 당의 한미FTA 상임대표 경력을 포함해 지역경제와 서민을 위해 활동했던 이력들을 법안으로 완비하는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 지역 현안을 소개한다면.

"한미FTA로 인해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이다. 비정규직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재래시장이 많아 대형마트로 인한 지역상권의 쇠퇴도 심각한 문제다. 해군기지 신설 문제도 커다란 이슈다. 제주 4·3항쟁의 문제 또한 한나라당이 폐지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하면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우경화 정책으로 인해 4·3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극우세력이 준동하고 있다. 이렇듯 진보적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한나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어느 정도의 총선 득표율을 목표로 하는지.

"선거가 딱 일주일 남았는데 당선을 목표로 한다면 오기일 것이다. 현재 조건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원인제공을 우리가 했기 때문이다. 당이 비록 분열됐지만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는 수준의 득표율 15% 이상을 돌파하겠다. 당 분열이 진보정당이 성장하는 성장통이 됐으면 좋겠다. 유종의 미를 잘 거둬서 선거가 끝난 뒤 민주노동당이 지역주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출신지 : 제주도 구좌읍(제주시 을)
소속 :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
총선 출사표 : "서민도 먹고 삽시다."
내 인생의 전환점 : 국민승리21 제주도당 추진위원장과 민주노동당 도당위원장 활동
내 인생의 경구 : "이상은 높게 갖고 행동은 겸손하게"
내 인생의 감동 : 93년 첫 아이를 본 것

<매일노동뉴스> 2008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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