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과 경륜으로 새로운 민주노총을 건설하겠다"며 '민주노총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기호1번 단병호-이홍우 후보팀.

"현 시기를 노동운동의 위기라고 말합니다. 평등세상을 건설하는 노동운동의 임무에 걸맞게 안팎의 불평등과 투쟁해야 합니다. 14년간 갈고 닦은 모든 경험과 평등세상을 향한 열정과 투혼을 다 바치며 소신껏 일하겠습니다" 단병호 후보(51)의 강조하는 '소신'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 이번 3기 선거에 출마한 배경은 무엇인가?
= 지난 1년3개월동안 생각했던 의지만큼 일을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9월 단일후보 추대로 당선, 운동의 새로운 기풍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짧은 임기동안 갈라진 노동운동 내부를 수습하고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다보니, 소신을 앞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결정과 집행의 괴리, 민주노총의 힘이 대내외적으로 약화됐다고 비쳐 안타까웠다.

- 현재를 노동운동의 위기라고 말하는데?
= 우선 내부단결의 한계가 원인이라는 진단은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노동운동을 공격, 위기로 몰아넣었으나 이를 능동적으로 맞서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신자유주의는 고용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 인권침해, 빈부격차 확대 등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는 노동운동이 추구하는 기본가치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진행되는 한 민주노총의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이에 대한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앞으로 무엇에 주력할 것인가?
= 우선 이데올로기, 정책을 통한 공세에 부족했다. 평등에 대한 대중적 공감을 만들어내야 한다. 또한 내부적으로 이완된 조직력을 시급하게 추스려서 힘을 최대한 결집해야 한다. 이는 3년 임기 중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상당히 무너져있는 현장권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대중과 강력하게 결합해 있는 사업장이 그렇게 많지 않다. 간부양성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현장으로부터 새로운 기둥을 세우도록 준비해나가겠다.

- 그동안 민주노총 운영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 시스템 차원의 총체적 개편이 필요하다. 위원장-사무총장간의 팀플레이를 강화하고, 임원회의와 상집회의의 분리가 필요하며, 산별대표자회의의 경우는 공개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사무처 직원의 경우 공동실천, 책임을 질 수 있는 시스템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민주노총 주용정책의 조합원 평가제를 도입하고, 1단계로 연맹·지역본부 임원 직선제, 2단계 총연맹 직선제 실시, 의무금 인상 통해 사업집행 예산 확충 등을 통해 결정과 집행이 따로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앞으로 노사정위 복귀, 정부 보조금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 노사정위는 한국 상황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입증됐다. 정부는 합의를 파기하고 대중을 기만하는 등 구속력 없이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 따라서 복귀는 검토하지 않겠다. 어렵더라도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 지난 5월 총파업 때 정부가 노동시간단축을 수용했듯이, 투쟁을 통해 교섭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 보조금 역시 이같은 관점에서 받아서는 안된다. 국회에서 직접 예산 편성이 된다면 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노동부가 감사권을 갖고 있는 사업비 항목이라면 어렵다. 재정자립 의지가 느슨해지고 자주성을 침해당할 소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단병호 후보는 "나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평가였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현장정서를 떠나지 않도록 발로 뛰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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