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 전부다"라며 '현장론'을 전면에 내걸고 나선 기호2번 유덕상-윤성근 후보팀.

"상층은 무너진 현장을 탓하며 '정부와의 교섭'에 매달리고,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교섭으로 현장을 무너뜨리는 악순환은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이제는 단위 사업장 투쟁동력을 모아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맞서는 집중력 있는 투쟁을 해야 합니다" 유덕상 후보(45)가 강조하는 '현장론'을 들어봤다.

- 이번 3기 선거에 출마한 배경은 무엇인가?
= 노동운동의 상층부의 움직임은 현장에서 바라본 지도부의 상과는 너무도 다른 것이었다. 총파업은 연례행사처럼 결정이 되고, 파업을 결정하고 철회해도 내부에서 문제제기조차 되지 않았다. 또한 임원회의 등을 통한 의사결정 보다는 몇몇 사람들끼리 의사결정을 하는 등 분파적 문화가 지배적이었다. 민주노총을 혁신할 필요성, 현장으로부터 민주노총의 힘을 만들어내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 현재를 노동운동의 위기라고 말하는데?
= 노동운동의 위기라는데 공감하지만, 진단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위기의 핵심은 대중이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는데 있다. 98년 2월 정리해고 법안에 대한 지도부의 직권조인, 비대위의 총파업 철회 등으로부터 지도부의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안은 현장성의 강화, 투쟁을 조직하는 민주노총 건설에서 찾아야 한다. 또 결정된 것은 무조건 성사시키는 운동적 기풍이 확립돼야 한다.

- 그렇다면 이에 대한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앞으로 무엇에 주력할 것인가?
= 신자유주의에 맞선 항쟁을 현장으로부터 준비하겠다. 현장순회를 강화하고, 사무총국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중동력을 끌어올리는 '준비된 파업'을 중앙에서 조직할 것이다. 또한 민중연대전선을 다시 세워 운동의 변혁성을 다시 세워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활동가들의 생각이 민주노총의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통로를 마련하고, 사무총국 상근역량의 현장순회 의무화, 임원진 현장 책임제를 실시하겠다. 또 민주노총이 작은 투쟁도 챙기고, 투쟁의 지원·조직은 지역본부별로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 그동안 민주노총 운영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 일부 산별대표자들이 조직적 결의가 아닌 개인적 견해를 표명하면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의를 뒤엎으려 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한마디로 주요의사 결정이 대중적으로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같이 결정과 집행이 따로 가는 상황을 조직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산별연맹대표자회의를 공식화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앞으로 노사정위 복귀, 정부 보조금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 어떠한 합의서도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 지금의 노정관계다. 때문에 노사정위에 복귀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에게 교섭해달라고 매달리기보다 노동자의 단결된 힘과 투쟁으로 정부를 교섭석상으로 불러내야 한다.

또한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이나 시혜를 바라고 합법화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정부 지원금 문제는 더이상 논의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유덕상 후보는 자칫 노동운동의 분열을 우려되는 이번 선거에 대해 "서로의 노선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선거가 통일·단결이라는 대중의 요구에 부응하는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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