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권(41) 진보신당연대회의 임시집행위 상황실장은 분당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혁신파로 분류됐다. 심상정 비대위의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제2창당안 통과를 통한 당의 분열 수습에 나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혁신안은 부결됐고, 지난 2일 진보신당의 창당은 공식화됐다. 정 실장은 일부 민주노동당 인사의 총선 이후 재결합 주장에 “쉽게 합칠 수 있는 길이었으면 이렇게 아프게 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결국 분당이 됐다.

“민주노동당이 자주파들의 정당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민주노동당의 울타리 안에서 자주파와 평등파 그리고 진보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공동의 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그런 방향으로 당을 혁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 소위 자주파 성향의 그룹의 대답은 이 당은 자주파의 당이라는 것이었다. 다수파의 패권이 지배하는 그런 당을 고집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 표면상 분당의 원인은 종북주의다.

“종북주의 논란은 하나의 계기였을 것이다. 우리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반북적 태도가 아니라 분단이라는 특수관계 속에서 남한의 진보정당이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있었다. 일방적이고 비자주적인 태도를 가지면 안 된다는 점이다.

역으로 하면 일방적이고 비자주적인 모습이 민주노동당에서 드러났다는 것이고 이런 점에서 과감히 혁신하고 엄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

- 혁신안 부결 이후 신당 창당까지 준비 면에서 치밀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총선 이후에 충분한 시간과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노동당 탈당 당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지를 모아내는 창당과정을 밟아가자는 것이다. 긴 안목을 가지고 제대로 된 진보신당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총선 전 창당은 1단계 창당일 수밖에 없다. 총선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간에 총선 이후에 2단계 창당을 통해서 진보신당의 모습과 내용을 완성해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 총선 전략을 소개한다면.

“진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정책과 공약으로 그동안 못했던 진보정치의 정신과 대안사회의 모습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명박 정부의 파괴적인 모습에 대해서 명확히 전선을 긋겠다. 대운하와 영어몰입교육, 노동에 대한 적대정책 등 이런 것에 대해 진보진영의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담은 정책과 전략이 총선방침 기조다.”

- 총선 지역구수, 목표의석수는 어떻게 되나.

“40~50명 정도가 지역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민주노동당 정당지지율 13%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것이 1차적으로 도달할 목표다. 자주파 없는 민주노동당을 만드는 것이 신당의 목표가 아니다. 진보정당을 창당할 때 우리가 가졌던 전망과 계획, 목표 그 길을 새롭게 가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현재의 모습에 집착한다면 나머지 빈자리를 채우는 게 진보신당의 역사적 과제이고 신당 창당을 결심한 근본 배경이다.”

- 민주노총과의 관계는.

“우리는 민주노총을 민주노총 지도부의 의사보다는 80만 조합원의 생각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 당장 큰 틀의 급격한 변화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노동정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마음에 더 주목해야 하고, 우리는 그 흐름과 대화하기 위해서 총선 전후에 걸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총선에서 자금과 지역구 출마 인사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어렵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선 전 창당이라고 하는 힘든 결정을 하면서 감수했던 어려움이고, 이 힘든 길을 가려고 결심한 지지자와 당원·노동자·민중들의 힘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다.”

- 총선에서 진보정당끼리 이전투구를 피하기 위한 방안은 고민하고 있나.

“우리는 민주노동당을 의식하고 활동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진보적 유권자와 민중들에게 진보신당 고유의 비전과 정책, 전망을 제시하면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을 가장 핵심으로 생각하고 소모적인 경쟁과 갈등을 지양해 나가는 자세를 취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든지 간에 그것에 대한 경쟁의식이나 대결의식을 갖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기본 관점이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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