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자헛이 늘리고 있는 '가맹점'은 유명업체의 이름과 경영 노하우를 빌려쓰는 대신 수수료를 지불하는 영업방식이다. '프랜차이즈'로 불리는 체인점 형태의 영업망을 뜻하기도 한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인건비나 운영비 부담 없이 영업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최근 대기업들도 프랜차이즈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원(46) 한국피자헛노조 위원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풀기'식의 프랜차이즈를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해당업체에 직고용돼 있던 노동자들은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고용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가맹점 확대로 인해 피자헛노조는 올해만 100여명의 정규직이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출이 저조한 지방의 점포를 중심으로 권고사직 사례가 늘고 있고 있고, 사직을 원하지 않는 직원들은 원거리 발령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점장이 될 수 있겠지'라는 꿈을 꿔온 젊은 직원들은 최근의 직영점 매각 과정을 지켜보며 좌절에 빠진 상태"라며 "회사측이 직원들의 이같은 정서를 악용해 직원들에게 가맹점을 매각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점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면서, 동시에 해당점포의 비용 부담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의 확대는 새로 채용될 직원들의 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 그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중 상당수는 임금체불, 최저임금 미지급 등 각종 위법에 노출돼 있다"며 "직영매장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가맹점이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은 올해 임단협에서 가맹점 확대에 따른 고용문제를 주요하게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한국피자헛 노사의 임단협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대표이사가 교체되면서, 노사 간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가맹점 확대는 노조의 조직력 약화를 뜻하기도 한다"며 "노사 대화가 원활치 않을 경우 불매운동 등 강력한 투쟁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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