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11.29 일 07:30
상단여백
HOME 정치ㆍ경제 산업동향
금융권 빅뱅 일으킬 자본시장통합법안정 위주 영업으로 은행권 충격 예상, 대규모 인력퇴출 불가피
ⓒ <사진 = 정기훈기자>

내년 2월에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은 2008년 금융권 빅뱅을 몰고 올 핵심 변수다. 자통법 시행령은 오는 8월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자통법 시행 등을 기조로 한 참여정부의 금융산업정책을 이어받겠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자통법 시행을 계기로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강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보험·증권업무를 겸업하는 현상이 폭넓게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통법 효과는 이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증권사 지급결제기능이 허용되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자금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영업수익과 순이익마진(NIM)이 동반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금 쏠림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신동 금융감독원 조기경보팀장은 “자통법 시행으로 예금취급기관이 독점하던 지급결제망에 금융투자회사의 직접 참여가 가능해짐에 따라 은행들은 수신·자본신탁 고객을 경쟁기관에 빼앗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면서 은행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심각한 것은 은행상품이 증권사의 상품보다 수익률 등 경쟁력에서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또 다시 수익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통법으로 인한 직접적인 충격도 문제지만 보험업법이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 금산분리 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금융권 전반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에 지급결제기능이 허용되면 보험업계도 보험사에서 은행업무를 하는 '어슈어뱅킹'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업법 개정도 진행되고 있다. 겸업화를 위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자통법 시행이 금산분리 완화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자통법으로 업계 간 업무장벽이 무너진 마당에 굳이 은행에만 금산분리를 유지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통법으로 시작된 금융산업 구조개편은 노동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형화와 업계 간 경쟁심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은행노동자들의 경우 민영화를 앞둔 국책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인력퇴출이 예상된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위주로 한 리스크를 줄이는 영업을 해왔다”며 “급변하는 금융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은행수익이 계속 악화될 경우 이를 빌미로 그동안 노조의 반대로 미뤄왔던 구조개편 작업이 본격화할 수 있다”며 “자통법이 시행되고 투자은행(IB)업무가 주 업무가 되면 적응하지 못하는 인력들은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출 등 상대적으로 안정 위주의 업무를 해왔던 인력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단순업무는 기계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업무 인력들은 상대적으로 IB업무에 경험이 많은 증권업계 직원들에 비해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 금융노조가 자통법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업계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증권업계는 자통법 시행과 증권시장 활황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정작 법이 시행돼 인수합병이 본격화하면 인력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노동계는 올해 한판 싸움을 벌일 것인지, 타협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노사관계를 만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확실한 것은 노동계가 비정규직 문제나 서민금융 활성화 등 금융공공성을 외면하고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2일

신현경 기자  joeu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현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