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대호황을 맞았던 조선산업은 올해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4년치의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세계 선박시장의 수요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자체가 후퇴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조선산업 수주잔량이 최근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신증설 조선소의 건조가 본격화함에 따라 2008년 건조량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주실적과 건조량 등이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조선산업의 올해 수주량을 벌크 및 탱커의 발주량 감소와 컨테이너선의 선복 과잉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다소 감소한 2천6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예상했다. 발주량 감소는 올해 수주실적이 월등했기 때문이지 조선경기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제 건조량은 육상건조·메가블록 건조 등 건조공법 적용이 확대되고 신증설 조선소의 건조가 시작되면서 지난해보다 증가한 1천411만CG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금액으로 보더라도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29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이미 4년치의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황인 데다, 물동량 수주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선박시장의 수요는 주로 노후선박의 대체수요, 해양오염 규제 강화, 해상물동량 증가 등의 요인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전노동센터가 선종별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들의 탱커와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세계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15년에는 50~6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탱커는 2003년 923만CGT를 달성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역시 수요 및 건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대표적인 주력선종인 컨테이너선은 올해도 700만CGT 이상의 건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LNG운반선의 경우 약 100만~150만CGT 정도가 건조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조량은 적지만 세계시장 점유율로 보면 6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경제협력 추진상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0월 남북정상은 회담을 통해 남포·안변 조선협력단지 건설에 합의했고, 대우조선해양 등이 선박블록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선박건조능력이 늘고 있는 반면에 블록 생산능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가격경쟁력 등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했지만, 최근 중국의 수출세 환급(13%) 폐지로 장점이 희석됐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현재 세계시장의 초과수요로 선박수주가 경쟁력이 아닌 건조능력에 비례해 이뤄지고 있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향후 시황이 반전되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신증설 조선소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조선산업의 대북투자는 우리나라의 강점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남북 조선산업단지 건설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선업계의 호황과 조선소 신증설 등으로 고용인원 역시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핵심기능인력이 부족하고, 단순기술을 가진 인력들은 외주화 형태의 비정규직으로 채용되면서 고용의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물량확대로 기능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직영인력보다는 협력사(하도급업체) 비정규직 중심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전노동센터는 "올해 조선산업에서 기능인력에서만 1만명 이상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은 8천여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업체 간 비신사적인 인력 빼내기가 극심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인력은 전체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지난 2006년 직영과 협력사 인력 비율이 65:100을 기록하는 등 직영보다는 협력사 위주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2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