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도 국내 자동차산업의 양적인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업계는 올해 국내에서 420만대, 해외에서 160만대를 각각 생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생산 500만대를 돌파했다. 국내 생산량이 406만대, 해외생산이 115만대로 521만대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됐다. 2006년에 비해 국내생산은 5.7%, 해외생산은 5.1% 증가했다.

주목되는 점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탈한국바람'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해외 현지법인에서 16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115만대보다 39.1%가 늘어난 수치다. 해외공장 확대로 인한 국내생산 차량의 수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국내공장 위축과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품산업의 동반 해외진출로 인한 산업공동화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공장 건설 붐=완성차업계의 해외생산은 2006년 96만5천대에서 지난해 115만대로 늘어났다. 올해는 6개 국가의 현지공장 생산이 늘어나고, 중국·인도에서는 추가 공장이 본격 가동체제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생산의 중심은 중국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초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2공장을 준공했다. 2공장의 생산이 본격화하면 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 43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기존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보유 중인 현대차는 올해 4월 베이징 제2공장(연간 30만대 생산)을 완공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중국 생산규모는 103만대로 증가한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연간 100만대를 중국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청사진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러시아에 생산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4억 달러를 투자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현대차그룹이 현지공장을 운영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현대차는 미국·중국·인도·터키·슬로바키아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체코에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수출감소, 물량감소, 그 다음엔?=해외공장 생산이 확대되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수출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 98만1천대(11월 기준)를 수출했다. 국내 생산차량의 37.8%에 해당하는 수치로, 2006년(39%)보다 비중이 낮아졌다. 기아차도 지난해 76만5천대를 수출해 비중이 32.9%에서 29.5%로 줄었다. 해외생산이 확대되는 올해는 수출비중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해외진출에 실패할 경우 국내공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 89년 캐나다 부르몽공장의 투자실패로 한때 유동성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에서의 판매부진은 또 다른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에 중국(31만대→26만대)과 미국(55만대→51만대)시장에서 판매목표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시장에서 20만7천대밖에 팔지 못했다. 2006년에 비해 20.4%가 줄었다. 미국시장 판매량도 42만대에 그쳤다. 특히 재고물량이 확대되고 있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휴업을 통해 물량을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품산업 산업공동화 가속=완성차업계의 잇단 해외공장의 건설은 국내 부품업체의 동반 해외진출을 가속화한다. 완성차 해외 현지공장에 소요되는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핵심부품의 경우 한국에서 직수입하고, 일반 원자재 등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완성차와 부품업체의 해외 동반진출이 확대될 경우 현지에서 부품생산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체제가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 국내 부품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종탁 산업노동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과 유럽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완성차의 해외진출이 확대되면 국내 자동차산업에서도 글로벌 조달 및 생산 네트워크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2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