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기훈 기자
 
 
1월26일 진행된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는 정초부터 노동계 안팎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2005년 초반부터 불거진 각종 비리사건과 내부분열, 조직력 약화 등을 거치며 2년 동안 제기된 내부조직혁신 방향이 결정되는 선거였다. 또 선거결과는 2006년 말 비정규직법과 노사관계로드맵 통과로 악화된 노정관계와 양대노총 관계의 향방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현장대장정을 통한 내부혁신’을 강조했던 이석행-이용식 후보의 당선. 이석행 후보는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양경규-김창근 후보조와 조희주-임두혁 후보조를 제쳤다.

2월에 공식 취임한 이석행 위원장은 6개월 간의 현장대장정부터 시작해 각 부처장관과의 면담, 재벌총수들과의 면담 제안, 이름뿐인 총파업 자제, 민중참여경선제 추진 및 독자적인 대선후보 선출 발언 등 각종 파격적인 언행으로 파장을 불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현장대장정. 선거 때부터 현장대장정을 입에 달았던 이 위원장은 공언한 대로 3월26일 인천 동암역 새벽 인력시장에서 시작해 8월31일 파업 중인 망향휴게소를 끝으로 장장 6개월 간의 대장정을 진행했다.

하루 평균 8~10개 사업장을 순회하는 살인적인 일정 끝에 모두 547개 사업장을 방문했다. 선전전과 간담회 위주의 기존 현장 순회 형식을 과감히 벗어났다.

제조 현장 라인 순회부터 시작해 새벽 청소, 타워크레인 작업 노동현장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각 사업장에서는 노조뿐 아니라 사용자 대표와도 만났고 시민단체와 봉사활동도 했다. 인천 계산공고 등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하는 모습까지 연
출됐다.

유행어도 낳았다. “여러분이 바로 민주노총” “국가근간을 뒤흔드는 총파업”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파업권을 위임해 달라”등의 발언은 단골메뉴였다.

현장대장정은 전교조와 화학섬유연맹 등 다른 산별연맹과 조직에도 유행이 됐다.
 
이석행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공언한 것은 임기 동안 총 3차례의 현장대장정. 민주노총 관계자는“내년 사업계획이 확정돼야 하겠지만 상반기 중으로 2차 현장대장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현장대장정이 지역본부별로 순회했다면 2차 대장정은 제조업과 공공부문 등 산별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차 현장대장정 결과 대의원제도 등 내부 혁신을 단행하겠다는 이 위원장의 계획이 아직 가시화되지는 않았다. 민주노총이 내년‘국가 근간을 뒤흔드는 진짜 총파업’을 추진함에 따라, 이 계획의 성사여부가 현장대장정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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