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라파즈 본사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채희진 우진산업지회장.
“3개월 체류 기간을 넘기고 오늘 라파즈 본사 앞에 갔다. 많은 사람들이 체류기간을 넘
긴 것에 대해서 걱정 해준다. 이후에 집회가 있을 때 연대하겠다는 약속들을 해주면서 원정 투쟁단을 지지해주었다.”

지난 9월5일 원정투쟁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떠난 화학섬유노조 우진산업지회가 보낸
마지막 투쟁 소식이다. 이달 7일자로 올린 것으로 원정투쟁 94일차였다. 이미 100일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10여명이 처음 출발한 투쟁단은 대부분 돌아왔고, 채희진 지회장과 김운기, 김종일 조합원 3명만 남아 있다.
 
원정투쟁단은 출국한 뒤 거의 매일 투쟁 소식을 화학섬유연맹 게시판에 올렸다. 파리
에 있는 라파즈 본사를 항의 방문했고, 공기업 연금 축소에 반대해 총파업 중인 프랑스
노동계와 연대투쟁도 벌였다고 한다. 또 현지 언론의 관심을 받아 인터뷰도 많이 했다
고 한다.
 
현지 신문을 읽고 통역 자원봉사에 나선 교포대학생, 70년대 프랑스에 온 광부∙간호사
출신의 민주노동당원이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귀국을 예정했던 11월 말을 훌쩍 뛰어 넘었다. 한국에 남은 동료들도, 화학섬유
연맹 관계자들도 이들이 정확하게 언제 귀국하는지 알지 못한다. 단지 현지에 있는 원정
투쟁단에게 모든 일정을 일임한 상태이다.

현지 재정상태도 어려울 듯한데 정확한 현황이 알려지지 않아 국내 관계자들의 애를태
우고 있다. 비자는 체류기간을 넘어 불법체류자기 돼버렸고, 귀국하려고 해도 비싼 항
공료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국내에 들어와도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국내의 라파즈한라 대표이사가 프랑스까지 비행기를 타
고 날아와 한 제안이 고작“다른 외부 협력업체로의 고용”이었다.

이동익 화학섬유연맹 사무처장은“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이후 투쟁계획과 연결시켜야
하는데 국면을 전환할 계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 현지에서 끝을 보려는 것 같
다”고 말했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고국에서 보이지 않는 희망을 해외에서나마 찾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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