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돌을 맞은 서울국제노동영화제가 개막됐다. 올해 노동영화제는 ‘노동자에게 1987년은 무엇이었냐’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노동영화, 1987년에 그 길을 묻다’라는 이번 테마처럼 영화제는 20년 전 그때로 돌아가 노동자의 삶과 투쟁을 조망한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노동자에게 ‘새로운 내일’은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87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기념영화제’라는 부제를 달고 3일부터 9일까지 서울(철도웨딩홀 및 서울대 자연대학 28동)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노동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3개 섹션의 기획전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노동운동사를 보여주는 첫 번째 섹션에서는 영국 크리스 리브즈 감독의 1985년작 ‘내부의 적’을 통해 영국노동운동사부터 1995년부터 3년간 제작했던 필립 칼레와르트 감독의 ‘조선노동자의 노래’는 벨기에의 조선산업이 태동한 19세기부터 완전히 사양길로 접어든 1995년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다. 2섹션은 ‘한국 노동자영상패와 노동자영화 역사’로, 20년 노동자투쟁과 함께 해온 노동자 영상동아리들의 주요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운동과 노동자뉴스제작단 3섹션에서는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동자뉴스제작단이 만든 인상 깊은 작품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따끈따끈한 국내외 최신작들이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안느 루이스 2007년 작 ‘모리스타운’은 노동자들이 어떻게 나프타와 세계화의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그린 작품. 스완 베넷 감독의 ‘배틀 오브 로컬’은 1992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 1천700명의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회사에서 쫓겨난 사건에 대한 기록이다. 이 밖에도 해외최신작에는 겉에서 볼 때는 화려한 헐리우드, 그 안에서 자신의 건강, 가족, 삶의 즐거움들을 포기한 채 하루 18시간동안 일하는 영화 스탭들의 이야기를 다룬 “잠이 필요하십니까?", GAMA라는 거대 기업에 맞서 파업투쟁을 벌인 아일랜드 노동자들의 이야기 “GAMA파업" 등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국내 최신작으로는 태준식 감독의 노동자가수 연영석씨의 노래하는 삶과 투쟁하는 모습을 담은 ‘필승必勝 Ver 2.0 연영석’, 영등포 마찌꼬바에서 철야를 밥 먹듯이 하는 허씨와 땡땡이 칠 궁리만 하는 강씨와 문씨의 하루를 그린 박정훈 감독 작품 ‘00씨의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 이 밖에도 새마을호 승무원들의 외주위탁 철회 투쟁을 담은 ‘첫차’, ‘기륭, 봄을 준비하다’ 등 투쟁현장의 속보들을 모은 민중언론<참세상>의 작품, GM대우 DYT해고노동자와 미디어 활동가가 함께 만든 ‘카메라를 든 노동자’,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강제 추방당한 이주 노동자들이 고국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쫒겨난 사람들’,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자 노동’이 상영된다.

그리고 노동자뉴스제작단의 신작으로 만도노동조합의 20년사를 다룬 ‘우리들의 20년’, 민교협의 20년 역사 ‘민교협 20년사’ 등이 상영목록으로 올라와있다.

자세한 문의는 홈페이지(http://www.lnp89.org/11th)나 노동자뉴스제작단(02-888-5123).
 
<매일노동뉴스> 2007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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