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근로감독관으로 선정된 김청순 감독관(45세, 서울서부지방노동사무소).

거칠고 험한 노사갈등의 현장을 누벼야 하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남성 감독관들보다 근로자들의 아픔을 더 잘 헤아린다는 것을 스스로의 장점으로 꼽는다. 만 23년째 공직생활을 해 그야말로 '청춘'을 노동현장에 바친 김 감독관.

특히 올해는 그의 늦깎이 결혼과 분규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업무가 겹쳐 어느 해보다도 바빴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장은 임금교섭으로 장기갈등을 겪었던 임창문화사. 4월27일이 김 감독관의 결혼식 날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노조가 바로 이틀 전에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

"덕분에 결혼식 전 날까지 출근했지요. 사태가 4개월여 동안 지속되다보니 아침저녁으로 노사 양측을 만나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더군요." 사실 처음엔 조합원도 40여명정도이고 이렇게까지 장기화될 줄 몰랐단다. '절대 노조가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회사측의 전근대적 사고가 합의를 어렵게 한 요인이었다고.

김 감독관은 또 유한실업소속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 체불사건이 발생하자 도주중인 사업주를 직접 찾아가서 체불임금 전액을 지급토록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노동부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면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죠." 나름의 소신을 갖고 노동부에 몸담아 온 그는 예전보다 여성 감독관들이 늘었지만 앞으로도 여성들이 좀 더 '필요 있는 사람'으로 역할들을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부는 김청순씨 외에도 의정부지방노동사무소 정대일(40세), 서울지방노동청 김동균(40세),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 강원복(34세), 양산지방노동사무소 신정균(42세), 광주지방노동청 정영상(39세), 수원지방노동사무소 백주호(40세)씨 등 6명을 올해의 근로감독관으로 선정했다.

'올해의 근로감독관'은 지난 95년부터 노동행정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일선 근로감독관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시행돼 온 제도. 지방노동관서와 노사단체의 추천을 받은 총 26명의 근로감독관중 올해 공적을 중심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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