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 비자금’ 의혹을 놓고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 후보가 연석회의를 갖기로 결정했다. 연석회의에서 특별검사 도입과 관련한 3당의 선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는 반부패연석회의를 주장했지만 권영길 후보는 삼성 비자금 사건에 국한된 회담이라고 강조해 후보 통합 관련 논의와는 선을 그었다.

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12일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갖고 오늘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삼성비자금 사건 특검도입을 위한 3당 대선주자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문국현 후보가 지난 6일 제안했던 ‘반부패연대 3자 회동’이 삼성비자금 사건에 국한돼 이뤄지게 됐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이번 회동이 후보단일화의 틀로 이해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후보단일화로 규정되는 반부패 연석회의 제안에 응할 수 없고 3자 회동이 성사된다면 삼성 관련 원 포인트 회담”이라는 것이다. 실무협의를 통해 13일 회담 성사 뒤에도 “어떤 정치적 고려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논평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한편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이날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의 로비 대상 검사 가운데 3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와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이 지목됐다. 검찰 수뇌부가 로비 대상자로 지목된만큼 특별검사 도입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삼성의 로비 대상 검사 명단이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7층에 있는 비밀 금고에 보관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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