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잇단 돌연사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한국노총을 찾아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06년 5월부터 지금까지 14명이 사망하고, 언론에서 유기용제 중독 등 업무관련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도 한국노총이 뒷짐만 쥐고 있다는 게 유족들의 시각이다.

6일 조호영 유가족대책위원회 의장 등 20여명의 유족과 한국타이어 조합원들은 이용득 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한국노총을 찾았으나 입구에서부터 출입을 제지당해 고성이 오고갔다. 유족들은 “노동자이자 조합원들이 한국노총을 찾아왔는데 이를 막는 게 어딨냐”며 강력히 항의한 끝에 정영숙 산업안전환경연구소장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조호영 의장 등 유족들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특강을 하면서도 유족과의 만남은 외면하는 등 돌연사 사태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용득 위원장과의 면담, 노동부가 한국타이어 역학조사를 위해 구성한 대책반에 한국노총이 참여할 것과 유족을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는 안전점검, 진상조사 등에 대한 책임있는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영숙 소장은 “면담날짜를 사전에 조정하지 못해 소동이 벌어진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유가족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빠른 시일 내 이용득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돌연사 사건은 지난 2006년 5월 이후 1년 지금까지 모두 14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 가운데 7명이 심근경색으로 죽고 폐암 2명, 식도암 1명, 간세포암 1명, 뇌수막종양 1명, 자살 1명, 안전사고 1명 등 의문의 사망이 이어져 ‘죽음의 공장’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방송된 ‘시사매거진2580’은 한국타이어가 사용하는 화학물질 ‘솔벤트’를 쥐에게 실험한 결과 이를 흡입한 쥐들의 혈액에서는 뇌와 심장근육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높아진다는 ‘CPK지수’가 흡입하지 않은 쥐들보다 최대 7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고 전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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