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수주량 기준 세계 1위의 현대중공업에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성공 비결을 취재하기 위한 외국 언론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는데요.

- 이달에만 CNN을 비롯해 10여개의 외국 언론사가 울산공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영국 경제 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중국 통신사인 ‘신화사’, 베트남의 국영통신사 ‘뉴스에이전시’를 비롯해 헝가리·브라질·이스라엘의 언론사들까지도 취재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 역설적이게도 현대중공업은 국내 언론들이 접촉하기 어려운 사업장이기도 합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대형 중앙일간지와 방송에게만 인터뷰에 응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회사측의 거부감이 강한 노동관련 매체는 사실상 취재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 현대중공업은 취재거부에 대해 표면적으로 보안상의 이유를 제시하곤 합니다. 해외 언론의 활발한 보도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보안상 기술이 유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군요.

삼성의 힘

- 역시 삼성입니다. 시사저널 파동으로 잘 알려 있듯이 삼성기사를 기사화하려면 첩보작전을 방불케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데요. 이번엔 전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던 이가 "자신도 모르게 50억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고 양심선언을 했다는군요. 미처 몰랐는데 자기 계좌에 50억원이 관리되고 있더라는 얘깁니다.

- 삼성은 물론 계좌의 돈이 개인돈이라고 밝혔습니다. 논란은 수사기관에서 가릴 일이지만 삼성의 능력은 놀랍기만 합니다. 갑자기 시사저널 사태로 고초를 겪었던 이의 인터뷰 기사가 생각납니다.

- "삼성이라는 곳은 기자들이 볼 때는 보물창고 같은 데예요. 뒤지면 뒤질수록 신기한 게 많이 나오거든요."

철도노동자, 물에 빠진 일가족 구해

- 한 철도노동자가 물에 빠진 3명의 생명을 구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 수원역에서 근무하는 최장신씨는 지난 5일 충남 대천면 남포방조제 근처에서 물에 빠진 75세 노인을 비롯해 일가족 3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합니다.

- 철도노동자들이 자기 몸을 던져 선로에서 승객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이렇게 근무지 밖에서 시민목숨을 구하는 사례도 있군요.

- 아무래도 승객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도노동자들의 몸에 밴 습관때문이겠지요?

현장순회에서 있었던 일

-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현장순회로 경기지역의 어느 제약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이 위원장을 환영하기 위해 노조 율동패가 10일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집체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 민중가요에 맞춰서 율동은 근사하게 진행됐습니다. 이 위원장의 기분도 좋아졌죠. 2시간 동안 이어진 강연에 대한 반응도 다른 현장순회보다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단 한사람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분위기가 묘해질 무렵 노조 위원장이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 "왜 우리 조합원들이 질문이 없는지가 질문입니다." 이 위원장은 "마치자는 뜻으로 알고 이만 줄이겠습니다"라며 다소 황당해했죠. 뒷 얘기가 재미있습니다. 회사측이 이 위원장의 특강이 끝나면 참여 조합원들이 바로 퇴근해도 된다고 사전에 양해했다는 겁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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