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5~8호선 구간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음성직)가 출근 시간대에 시민을 태운 채 무인운전 시범을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공사는 시민에게 홍보하거나 예고도 없이 시범을 강행했다. 그런데 시범운행 과정에서 갑작스런 열차 정지 등의 사고로 민원이 폭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이영순 의원(민주노동당)과 서울도시철도노조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6일 6호선, 27일 5·7·8호선 총 6대의 열차를 대상으로 새벽 첫차부터 오전 10시까지 시민들이 타고 있는 상태에서 무인운전 실험을 실시했다.

사전 홍보 없이 진행된 무인운전 실험과정에서 운행도중 열차가 갑자기 정지하거나 출입문이 제멋대로 여닫히는 등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는데 도시철도공사측은 무인 시범운전 중이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고 이영순 의원은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도시철도공사 기관사들이 많다는 충격적인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야할 공사가 시민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실험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승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2~3명의 기관사가 탑승해 완전자동운전 시험을 한 것"이라며 "2004년 이후 현재까지 36회나 시험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공사는 또 "우수기관사를 선발해 2~3인이 동승해 성능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시민 안전위협은 전혀 없기 때문에 시험 내용을 사전에 시민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29일부터 사전협의 없이 무인운전 실험을 하고 있다며 공사 운전계획팀을 점거해 농성을 시작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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