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지극히 사랑한 큰언니’

후배들과 동료들은 박순희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이렇게 불렀다. 1960년대 가톨릭노동청년회를 시작으로 75년 원풍모방 노동조합 부지부장으로 노동운동의 태동을 알렸던 박순희 지도위원이 지난 19일 회갑을 맞았다. 회갑이라지만 지난해에는 1년 동안 대추리에서 지킴이 활동을 했을 정도로 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회갑을 맞은 그에게 ‘선한 싸움꾼 박순희 아녜스’(삶이 보이는 창)라는 제목의 책이 헌정됐다. 책을 엮은 ‘삶이 보이는 창’은 “60년대에 가톨릭노동청년회에서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노동운동과 반전·평화운동에 평생을 몸 바친 박순희의 지난 삶의 기록”이라며 “지난 세월 함께 활동했던 동료와 동지들이 말하는 그의 삶과 박순희가 말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단상과 한국 교회가 나아갈 길이 이 책에 담겨있다”고 했다.

박순희 지도위원은 책의 서문 격인 ‘노동자는 온 세상의 금은보화를 다 합친 것보다 더 귀한 존재’에서 “70년대에 떨리는 마음으로 진정제 두 알을 먹어가며 시작한 노동조합 활동”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는 “운동은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는 일”이라며 “노동운동을 신앙으로 알고 내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추천글에서 최순영 의원(민주노동당)은 “포근하고 포용력 있어 보이는 언니 모습을 보고 내가 무슨 이야기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문정현 신부는 “세상 안에서 수도자의 삶을 사는 것이 그의 이상인 것 같다”며 “그를 감히 작은 예수라 부르고 싶다”고 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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