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의 파업에 동조하는 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조직의 28일 연대 총파업은, 설사 실현되더라도 강도가 그리 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데다,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경우 지난 21일 밤 이미 한차례 파업농성에 참가해 다시 총파업을 벌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26일 “조합원들은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그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를 잘 알고 있다”며 “연대총파업은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의 합병이 기정사실화되면 외환은행의 한빛은행 중심지주회사 편입, 한미-하나은행의 합병 추진 등 정부가 바라는 금융구조조정이 가속화한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대주주인 코메르츠방크쪽에서 아직 지주회사 편입 문제에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 움직이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파업일을 28일로 못박은 데 대해 불만스러워했다.

한빛은행 노조쪽도“파업에 참가하더라도 지난 7월보다는 강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노조쪽은 27일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한미은행과 합병에 별다른 이견이 없어 파업참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일단 지시가 내려왔으니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조흥은행노조쪽은 “파업지지율이 높지 않으면 실제 파업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며 “일산의 현장분위기와 파업지지율을 고려해 27일 수위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은 지난 20일을 전후해 찬반투표를 이미 실시한 만큼 따로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요구하는 구조조정 수준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만큼 지난 22일의 노사정위원회 합의만으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들 은행 노조쪽은 일산연수원의상황이 파업참가 여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광주은행 노조관계자는 “국민·주택은행 노조원들을 강경진압하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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