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정위가 의욕적으로 준비한 11일 ‘비정규직법 시행 100일 평가 노사정 대토론회’가 결국 무산됐네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까.

- 실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날 토론회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자고 마련한 자리였는데, 현실은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줬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리 민감한 주제의 토론회일지라도 피케팅 등으로 항의하거나, 토론이 어느 정도 진행되다가 중단된 사례는 있어도 이번처럼 아예 초반부터 거센 항의로 무산된 예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 게다가 비정규 노동자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것으로 끝나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농성자들에게 둘러싸여 토론회장을 빠져나가지 못하자 결국 경찰력이 동원된 겁니다. 민주노총이 중간에 나서 농성자들을 자진해산 시켰는데요, 이 장관이 빠져나간 뒤 남아있던 20여명의 비정규 노동자들은 결국 전부 연행됐지요. 자진해산 바로 직전에 경찰의 연행 명령이 결정됐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 우리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안고 있는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찾자는 토론회가 무산된 것도 안타깝지만, “비정규직법이 비정규직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절규를 마냥 비난만 할 수 있을까요.

'생애 첫 직장을 정규직으로'

- 90년대만 해도 이런 구호는 없었겠죠. 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말들이 (미래)노동자들의 소망이며 꿈이 되고 있답니다. 세상 참 많이 변했는데요, 이런 세상을 다시 바꾸기 위해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 해에 첫 직장을 구하는 청년들이 정규직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고 합니다.

- 권영길 후보는 11일 TBC대구방송과 대구MBC의 대선후보 초청대담에 참석해 “대학이건, 고등학교건 학업을 마치고 첫 직장을 구하는 청년들이 직장을 못 구하거나, 비정규직이 되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라며 “풀 죽은 청년이 없는 나라, 그 아들·딸을 보면서 걱정하는 부모들이 없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권 후보는 또 “아이들을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부모들을 사교육비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은 오직 대학 평준화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무상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네요. 꿈같이 들리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런 세상이 하루빨리 오길 고대하는 사람들은 비단 권 후보만은 아닐꺼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르바이트생의 기분 나쁜 면접

- 아르바이트생의 90% 이상은 면접 도중에 업무와 무관한 쓸 데 없는 질문을 받아봤다고 합니다. 한 취업사이트의 조사인데요. 쓸 데 없는 질문은 대부분 애인·연애경험, 주량, 부모님 직업, 키와 몸무게 등 신체사이즈 등이었다고 합니다.

- 이런 신상정보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면접에서 묻지 말았으면 하는 가장 껄끄러운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왜 연애경험을 말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 또 아르바이트생들은 면접관이 ‘볼 것도 없다는 듯 시큰둥하고 성의 없는 태도로 면접을 볼 때’가 가장 불쾌했다고 합니다. 면접관이 신상정보를 캐물을 때, 면접 일정이 일방적으로 취소될 때, 면접관이 반말로 일관할 때 등도 불쾌한 면접이었다고 답했는데요.

- 면접관들이 아르바이트생들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 그대로 드러납니다.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자꾸 늘어가는 추세인데 아르바이트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 이런 관행들, 빨리 개선돼야 할 것 같습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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