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의 인력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숙련인력 부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0일 '제조업 선도기업의 인력 고령화' 보고서에서 "철강·조선·기계·자동차·석유화학 등 5대 제조업 중 매출액 기준 5위 이내 기업의 인력구조를 분석한 결과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숙련 기능직이 대거 정년퇴직하면서 숙련인력 부족현상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철강산업 선도기업 A사는 평균 연령이 42세로 1차 금속산업의 평균 연령(40.2세)보다 높았고, 평균 근속연수도 18.1년으로 업종 평균(9.8년)의 두 배에 달했다. 또 기계산업 C사의 기능직 평균 연령은 45세로 동종 업종(36.9세)보다 높았고, 자동차산업 D사 생산직 평균 연령도 40.6세로 동종 업종(36.6세)보다 많았다.

최희선 부연구위원은 "80년대 후반 3저 호황기에 채용된 인력이 2010년이면 50세 전후에 이르고, 2015년 이후 정년퇴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인력 고령화는 기업에 인건비와 시설투자 등 추가비용을 발생시키고 특히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더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 E사는 46세 이상 현장직 사원 1명당 인건비가 30세 이하보다 1.8배 많았다.

산업연구원은 제조업 선도기업이 고령화된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고려하고 있지만, 조기퇴직제도나 일시적 구조조정 등 소극적인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최 부연구위원은 "조기퇴직이나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세대간 숙련이전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숙련의 공백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며 "전직지원제도 등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인적자원 관리정책과 함께 기능전수나 고령인력 활용을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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