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에 있는 행담도휴게소에서 2명이 남성 직원이 6년 넘게 20여명 가량의 여성 노동자들을 반복적으로 성추행하고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이 불거지자 1명은 사직하고, 1명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2개월 정직 처분만 받았다. 이에 따라 휴게소 쪽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수차례 시말서나 화해 주선으로 문제를 덮는데 급급해 사실상 강제추행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9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행담도휴게소의 여성노동자들은 6년 동안 2명의 가해자로부터 성희롱과 강제추행을 당해왔다. 민주노총은 서면 진술서와 위임장을 작성한 여성 노동자가 23명에 달하고 구두로 진술한 여성과 증인을 합하면 전체 여성노동자가 성희롱을 당해왔다고 밝혔다. 진술서에 등장한 성희롱과 추행은 상상을 초월했다.

“지나다니면서 자기 몸을 비비고 팔로 가슴을 스치고 엉덩이를 만졌다”, “모텔에 가서 XX를 하고 싶다고 했다”, “자기 XX를 만져보라고 했다”, “성희롱에 화를 내면 XXX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등 최근 사직한 A씨에 대해 무려 23개의 증언이 나왔다.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B씨에 대해서는 “회사 야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입을 맞추려고 해 소리를 지르자 왜 싫냐며 계속했다”, “당근으로 XX를 깎아 보여주면서 자기 것과 똑같다며 돌아다녔다”, “여성 직원이 요리재료를 정리하려고 엎드리면 자신의 엉덩이를 비벼댔다” 등 10개에 달하는 엽기적인 증언이 나왔다.

민주노총은 행담도휴게소가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지난 6년 동안 단 1차례도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성희롱과 추행을 알면서도 가해자들에게 수차례 시말서를 제출받고 화해를 주선하는 등 사건을 덮어왔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해당 간부가 사직서를 냈지만 반려하고 경징계로 사건을 무마하고 있다”며 “현재 피해자들은 2개월 뒤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일해야 한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퇴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행담도휴게소에서 자행된 성희롱은 비단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 당국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휴게소를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과 관련한 집중적인 관리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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