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노동뉴스는 노동계의 현안으로 떠오른 제도개선 요구와 정부의 구조조정에 맞선 노조들의 싸움이 주요 순위를 차지했다.

노사정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86인이 선정한 '2000년 10대 노동뉴스'는 △주40시간 노동제 노사정 쟁점 부상 △비정규직보호 제도개선 요구 △금융노조 총파업 △4.13 총선 노동계 정치진출 교두보 확보 △호텔롯데, 사회보험 공권력 투입 △대한항공조종사노조 파업 △산별노조 설립 봇물 △양대노총 공투위 구성 △공공부문노조들 공공연대 결성 △간선제 대의원 선출제도 무효 판결 △전력노조 민영화 반대투쟁 등의 순으로 선정됐다.

10대 노동뉴스 중 1위는 단연 '주40시간 노동제'. 설문에 응한 86명중 74명(86.0%)이 주40시간노동제를 10대뉴스로 꼽아 IMF경제위기 이후 꾸준히 제기되어 온 노동시간단축 요구가 어느 해 보다도 돋보이는 쟁점으로 부상한 것. 노사정 모두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 주40시간노동제가 국민생활 전반을 뒤바꿀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비정규직 보호'요구가 뒤를 이어 2위(62.8%)를 차지했다.

이 역시 올해 새롭게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것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조라는 울타리의 보호조차 받고 있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증폭된 한 해였다. 그러나 뉴스의 1, 2위를 선점한 제도개선 과제들은 실제 제도화로 까지 이어지진 못해 내년에 풀어야 할 숙제로 넘겨졌다는데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다음으로 7월에 이어 다시 연말에 우량은행 강제합병에 반발해 파업을 벌인 금융노조 총파업이 3위(59.3%)를, 전력노조 민영화반대 투쟁이 공동 10위(37.2%)를 차지해 한국노총 소속 노조들의 구조조정 저지 싸움이 돋보이는 뉴스로 떠올랐다.

4위(51.2%)는 4.13 총선에서 한국노총 출신인 박인상, 김락기씨 등이 국회로 진출하면서 노동계 정치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으나 민주노동당을 통해 출마한 이들의 독자정치세력화는 실패로 돌아간 사건이 선정됐다.

이어 5위(48.8%)는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사건이 호텔롯데, 사회보험에 대한 공권력투입으로 벌어진 노사갈등이 차지. 공동 6위(45.3%)로는 산별노조 건설과 조종사노조 파업이 꼽혔는데, 특히 조종사노조 파업의 경우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특수한 신분(?)이 관심을 끌었고 노조운동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한 결과로 보여진다. 양대노총 공투위 구성과 공공부문노조들의 공공연대 결성이 각각 8위(40.7%), 9위(38.4%)로 선정된 것은 노동계 연대움직임이 올해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는 것을 반추해볼 수 있게끔 하는 결과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이 간선제 대의원 선출제도에 대한 무효판결을 내리면서 전력노조가 올해 직선제로 위원장을 뽑는 등 노조 내부구도에 변화를 미친 사건이 공동 10위(37.2)로 선정됐다.

이밖에 10위권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우차노조 해외매각반대 파업'(11위),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 정계진출'(12위), '한국통신노조 파업돌입'(13위), '11.3 기업퇴출 노조반발'(공동 14위), '직장내 집단성희롱문제 부각'(공동 14위), '특수고용형태 노동자 근로자성 여부 논란'(공동 16위), '한국노총 이남순 집행부 출범'(공동 16위)이 11위에서 1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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