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가 넘으면서 '금융지주회사 편입은행에 독자생존 기회를 1년정도 준다'는 타협안을 정부가 던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국민·주택은행 합병문제는 자율합병을 재확인한다'는 안까지 전해지면서 협상장 바깥은 타결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가 퍼졌다.
수십명의 기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금감위 실무진들까지 속속 노사정위에 등장하면서 '합의문' 작성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그리 늦지 않은 시각부터 무성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불거진 부실은행 완전감자에 따른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노동계의 연쇄파업으로까지 번질 조짐이 우려되면서 어떻게든 '타결'을 유도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 것.
오히려 장시간이 소요됐던 데는 정부측 핵심 협상당사자인 진념 재경부장관의 국회출석과 생방송인 'MBC 100분토론' 출연이 한 몫해 바쁜 재경부장관과 협상하기 정말 힘들다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자정무렵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이 행장들에게 협상을 요청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관심은 합병문제에 대한 '노사협상'이 성사될 것인지로 쏠렸다. 또 협상이 성사되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주택은행 합병문제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
결국 두 개 은행은 협상에 응하지 않았고, 이용득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문 발표 이후 2시간여가 지난 새벽 4시경까지 기다리다 '파업선언'을 위해 일산 연수원으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