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하나은행장이 비정규직 문제를 논의하자는 노동조합의 노사협의회 개최를 거부한 혐의로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됐다.

지난 달 30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혐의, 8월6일 승진취소를 미끼로 노동조합 분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이어 김 행장이 노동청에 고발된 것은 올 들어 세 번째다.

금융노조 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창근)는 14일 "은행측은 계약만료가 도래하는 일부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최근 해고통보를 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하는 노사협의회를 특별한 사유 없이 개최하지 않아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은행측은 지난 6월28일 하나은행지부에 2007년 1~2분기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 하나은행노사는 7월19일 노사협의회를 개최키로 했다. 하지만 노사협의회 하루 전인 7월18일 오후에 노사협의회 의장인 김종열 행장은 노조에 불참을 통보했다.

김종열 행장의 불참으로 파행적으로 전개된 19일 노사협의회에서 은행측은 "최단시일내 노사협의회를 다시 개최할 것"을 노조에 약속했으나, 이후 노조의 노사협의회 개최요구에 반응이 없다. 특히 은행측은 지난 달 계약기간이 만료된 비정규직들에게 해고통지를 하는 한편 외주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노조의 문제제기와 이랜드 사태가 이슈화되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자 은행측은 '유보'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나지부 관계자는 "은행권 노사는 올 초부터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해법을 찾아 논의를 진행해오고 태스크 포스팀도 꾸리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으나 유독 하나은행측만 논의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비정규직에 대한 일체의 논의도 없이 오로지 정규직의 대규모 채용만을 진행하고 있다"며 "은행측의 행태는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부도덕한 경영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은행권 노조 관계자들도 하나은행의 행태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의제는 노사가 대화로써 풀면 되는 문제이지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올리는 것 자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편, 하나은행의 비정규직은 전담텔러 350여명, 빠른텔러 600여명, 전담사무 500여명, 콜센터 600여명, 기업금융사업본부 및 카드사업본부 오퍼레이터 200여명 등 2250여명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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