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26일 노사가 임단협에 합의하고 나란히 조인식을 가졌다.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을 보장하는 등 열린경영을 지향하는 것이 그 골자였다. 이는 전년도의 삭막했던 근로복지공단 노사관계와 비교할 때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 노사는 강등제 등의 문제로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어왔으나 지난 2월 김원배 이사장 취임 이후 노사관계가 변화해왔던 것. 이에 대해 김원배 이사장은 노사간 신뢰구축을 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보내왔다.<편집자주> 



요즘 근로복지공단 노·사 관계가 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교섭에 들어간 지 두 달이 채 안 되어 단체협약이 타결된 것만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올 2월 중순에 이곳에 부임한 후 먼저 “노사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노동부에서 평생 공직생활을 한 자칭 ‘노사관계 전문가’의 입장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믿음’. 노·사 간에 신뢰 없이는 ‘협력적 노사관계’도, ‘상생의 노사관계’도 없다는 지극히 타당한 결론을 내린 후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나부터 마음을 열어”

먼저 나부터 마음을 여는 것이 급선무. 노조 집행부를 수시로 만나 경영 현안에 대해 솔직히 얘기했다. ‘차갑고 냉랭한’ 경영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내려면 ‘따뜻한 가슴’으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5월 3일 전 직원이 모인 체육대회 자리에서 “여러분 저를 한번 믿어 주십시오.”라고 외치며 노사간 ‘신뢰’쌓기에 들어갔다.

또 안팎으로 ‘열린 경영’을 선포했다. 즉 직원 모두가 비전을 공유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동료·상하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신뢰구축에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몰라도 노동조합과 경영진 사이의 분위기는 갈수록 개선되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의 싹이 서서히 트이는 듯 했다. 노사 양쪽에 어느 정도 신뢰가 구축되면서 자연스레 가시적인 결과가 하나 둘 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례로 노와 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하고 사회봉사단의 역할을 재정비하면서 ‘노·사가 함께하는 사랑의 헌혈’ 행사를 개최했다. 7월 2일부터 2주간 본부 및 전국지사에 걸쳐 실시된 이번 행사를 통해 노사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통해 ‘나눔 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노사간 믿음의 싹 트여

또 최근에는 노·사 공동으로 워크숍을 개최하고 주요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스킨십을 나누는 등 협력적 노사관계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 공단은 한국노동교육원으로부터 ‘2007 노사파트너십 재정지원사업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어 노사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이는 단순히 ‘돈’ 문제를 떠나 공단 노사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앞날을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어떤 직원은 지금 분위기는 취임 후 의례적으로 누리는 ‘밀월기간’일 뿐이며 민감한 사안이 발생하면 노사관계는 언제든지 악화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노와 사 모두 ‘믿음’을 발판 삼아 서로 존중하는 진실한 자세만이 미래지향적인 ‘협력적 노사관계’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한 나라를 다스리는 3대 요건으로 국방과 경제 그리고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꼽았으며 그 중에서도 ‘신뢰’가 마지막 보루라고 강조했다. 공단 노사관계에도 물론 마찬가지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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