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창근)가 은행장실 앞 점거농성에 들어가는 등 하나은행 노사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지부는 26일 "은행측이 25일 오후 6시30분 'FM 직렬 책임자 행내 공모' 공문을 일방적으로 발송했다"며 행장실 점거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은행 노사는 수개월에 걸쳐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를 노사가 공동으로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은행측은 지난 6월28일 노사공동 TF팀 활동종료를 선언했다. 은행측이 25일 오후에 강행한 직렬 공모도 노사공동 TF팀에서 다뤄왔던 의제다.

하나은행은 'FM-CL' 직렬직군과 기타직렬직군으로 나뉘는 독특한 이원직군제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 여성행원으로 구성된 FM직원은 기타직렬의 스텝들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은행측이 '책임자급 승진'이라는 미끼를 내걸고 공모에 나선 것이다. 지부 관계자는 "경영진은 24일까지만 해도 승진 T/O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FM 책임자 행내 공모가 증명하듯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지부는 인사제도와 관련, 은행측과의 협상에서 FM 직원들의 임금상한선을 몇 차례 양보하는 등 대화를 통한 해법찾기에 주력해왔다. 그렇지만 지난 19일 열린 1분기 노사협의회는 김종렬 행장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했다. 이후 노사협의회 일정을 다시 잡아 승진적체·직렬·비정규직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기로 한 상태였다. 하지만 은행측은 지부와의 협의없이 직렬 공모를 강행했다.

지부는 은행측의 직렬 공모 공문이 나간 25일 오후 행장실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에 몸싸움이 일어났고, 인력지원부 직원의 폭행으로 김수연 지부 부위원장이 현재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26일에는 금융노조 소속 간부 50여명이 지부 간부들과 함께 행장실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김창근 위원장은 "은행측은 직렬공모 강행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노동조합의 마지막 충고를 은행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태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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