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SC제일은행장실에서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과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이 회동했다.
 
 
극한 대립양상을 보였던 SC제일은행 노사가 이번 주에 임단협 교섭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은 지난 20일 김동만 위원장을 만나 이번 주 교섭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의 노사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과 필메리디스 행장의 만남은 현장 조합원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막판 중재 성격이 강했다. 김 위원장은 "파업 찬반투표에서 90% 이상의 조합원이 찬성한 원인을 진지하게 분석해 봤냐"고 물었고, 필메리디스 행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으며, 임단협교섭에 참석하기 위해 예정된 휴가를 반납했다"고 답했다.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위원장 장장환)는 독립경영과 토착경영, 지난해 은행측과 합의한 '10.26 합의서' 이행 등을 은행측에 요구하고 있다. 지부는 임단협 체결권을 금융노조로부터 위임받은 상태다. 하지만 은행측은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지부는 지난 13일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90%가 넘는 조합원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필메리디스 행장과의 면담에서 "은행측이 건물을 매각한 후 '먹고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스탠다드차타드가 론스타와 같은 투기성 자본이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필메리디스 행장은 불쾌해 하면서 "우리 은행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사모펀드와 비교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탠다드차타드는 한국시장에서 확장경영 정책을 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자산운용사나 보험사, 증권사 등을 인수할 의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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