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사가 사용자단체 구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가운데 금융노조가 산하 지부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금융노조 산하 지부위원장들이 사용자단체 구성과 관련,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할 경우 산별노조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23일 열린 지부대표자회의에서 현재까지 진행된 임단협 협상내용을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사용자단체 구성 안건과 관련, 금융노사는 △2008년부터 사용자단체와 교섭 △단협 유효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 △임금협약 및 지부보충협약은 현행 1년 유지 △교섭위원은 노사대표가 합의로 구성 등에 의견접근이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부위원장들은 단협 유효기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장장환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단협 유효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는 것은 산별노조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고, 김길영 KB국민은행지부 공동위원장은 "금융노조가 임금인상만을 위해 구성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단협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하는 사용자단체 구성안에 반발했다. 마호웅 우리은행지부 위원장도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지부대표자회의에서는 사용자단체 구성 이후 산별 차원의 '중앙노사협의회' 개최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건희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사용자단체가 일상적인 금융산업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는 금융노조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중앙노사협의회에서 논의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의제를 미리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용자단체가 구성돼도 '낮은 단계'의 단체가 구성될 것"이라며 "중앙노사협의회를 활성화해 금융산업 전반의 정책 현안들을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전환시기' 정도는 산별중앙교섭에서 확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길영 위원장은 "비정규직 관련해서 산별 차원에선 한 것이 없지 않냐"며 "최소한 전환시기 정도는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호웅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산별임단협과 관련해 내놓을 게 없다"며 "남아 있는 임금협상에서 지난해보다 더 많이 얻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동만 위원장은 "각 기관마다 특수한 상황이 있어 인원수, 전환방법, 전환시기 등을 정하는 게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사용자측은 비공식적으로 2% 인상안을, 금융노조는 5.7% 인상안을 제안한 상황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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