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상황을 바탕으로 한 현장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노동자들이기 출품한 작품들이기 때문에 현장 이슈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산문부문은 의외였다."올해 12회째를 맞은 '금융인문화제' 출품작을 심사한 소설가 김성동씨<사진>는 13일 "노동자들이 제출한 소설들이 고향얘기, 추억의 정서 등 과거 지향적 정서를 담은 작품 일색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동조건과 관련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작품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단 하나의 작품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김씨는 이 현상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정규직 이데올로기'가 금융노동자들에게 침윤되어 있을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싸워야 하는 지배세력이 워낙 거대한데서 오는 '절망감'이 금융노동자들에게 배태되어 있을 가능성이다. 김씨는 "문학은 미완이라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과거지향적 작품 일색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반면 운문부문을 심사한 도종환 시인은 "사람·세상·일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과 사람사는 게 뭔지 느끼게 한 작품들이 많았다"며 "비 한방울에도 따뜻한 시선을 보낸 작품이 입선했다"고 평가했다. 도 시인은 또 "분단현실과 현장이야기를 담은 시도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2년마다 개최되는 금융인문화제는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시·소설·서예·공예 등의 작품을 제출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심사해 표창하는 금융인들의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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