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사가 재직 중인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원칙적으로 의견접근을 이뤘다.
13일 금융노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14차 산별중앙교섭에서 양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안건과 관련한 문구를 잠정적으로 확정했다. 각 사업장별 특수성을 감안해 은행별로 상황에 맞게 정규직 전환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하지만 임금과 사용자단체 구성 등 다른 논의 안건과 전체적인 교섭 틀을 감안할 경우 일부 유동적인 부분이 남아있다는 게 금융노사의 설명이다. 산별교섭에서 각 지부 노사 간 '정규직 전환의 폭과 수준'에 대해 윤곽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노사는 14차 교섭에서 노조측이 줄곧 요구했던 '정규직 전환 등'이라는 문구를 포함시켜 "사용자들은 현재 재직 중인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기관별 상황에 맞게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한다. 단, 세부사항은 지부노사가 협의하여 정한다"라고 문구를 다듬었다.

교섭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산별교섭에서 현안으로 대두된 비정규직 문제를 일순위 안건으로 논의했으나, 노사 간에 한 치의 양보도 없어 교섭에 진전이 없었다"며 "노사 모두 '고용안정'을 일순위로 고려한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금융노사가 큰 틀에서 의견접근을 함에 따라 현재 각 지부노사가 진행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산업은행과 외환은행 노사는 협상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국민은행 노사도 오는 16일 노사협의회를 열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14차 교섭에서는 사용자단체 구성, 근무시간 정상화 등의 임단협 안건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다뤄졌다. 사용자단체 구성과 관련해 노조측 대표교섭위원들은 기관장들이 교섭위원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용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근무시간 정상화에 대해서는 노사 공방이 벌어졌다. 사용자측의 한 대표교섭위원은 "오후 3시30분까지 영업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은행원들은 한국처럼 점심시간이 있는 게 아니라, 샌드위치 먹으면서 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우리나라 노동자들도 그렇게 살고 있고, 특히 점심을 먹지 못하는 노동자가 많다"고 비판했다.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은 "근무시간 정상화를 위한 영업시간 단축안건 등을 사용자측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경우 시간외근로를 노조에서 직접 조사해 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며 "현장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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