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창근)가 은행측의 불법 시간외근로에 대처하기 위해 현장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하나은행지부는 지난 4월 노사협의회에서 시간외근로의 심각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이후 은행측의 성의 있는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며 대응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사용자측이 인력충원, 직렬 등 인사제도 개선에 소극적으로 나오자 노조에서 증거수집을 통한 법과 원칙에 따른 해결에 나선 것.

하나은행지부 상임간부들은 16일 불법 시간외근로 증거수집을 위해 수원지역 지점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된 현장 점검에서 점포(지점)장들은 퇴근하고 없었으며, 대부분의 직원들은 불을 밝힌 채 업무를 진행 중이었다. 현장 방문 전에 하나지부 관계자는 "비가 와서 고객들이 은행방문을 많이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지점 영업은 평소보다 빨리 끝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영업점 직원들은 각자 업무처리 중이었다.

금융노조가 지난 4월 조사한 '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경우 1일 노동시간이 12시간 55분으로 은행권 1위였다. (표 참조)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가계대출 담당 직원들의 퇴근시간이 가장 늦는 것 같다"며 "밤 10시를 넘는 것은 기본이고 11시 정도에 퇴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직원은 아직까지 시간외근로 수당을 청구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하나지부 자체 조사에서도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영업점이 절반 이상인 336개에 달했다.

앞서 하나지부는 11일 오후8시 현장점검에서 노조와 사전 합의 없이 진행된 '시간외 CS(고객만족) 교육장'을 방문해 교육장에 있던 전 직원을 귀가시켰다. 또한 12일 가계영업기획부 회의실에서 진행된 '불법 시간외 영업점 창구영업 워크숍' 현장을 방문, 증거자료를 수집한 후 직원들을 귀가시켰다.

하나지부 관계자는 "노조에서는 4월 노사협의회에서 인력부족, 프로모션 강행 등으로 시간외근로가 일상화 되어 인력충원과 시간외근로 경감 대책 수립을 요구했으나 경영진은 비용, 주주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를 내세우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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