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럴은행은 1년만에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말레이시아항공(MAS)은 민영화 6년만에 다시 국유화의 길이 모색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해외 공기업 민영화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분석, 우리나라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 ‘해외 공기업의 민영화 사례와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86년 민영화를 선언한 소시에테 제네럴은행은 10%의 주식을 종업원에게 5% 할인해 팔았다. 종업원과 노조의 반발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또 지분 25%는 기관투자가 등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안정주그룹에 배분했다. 공기업 매각에 따른 국부유출 등의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장치로 이 은행은 노조나 야당의 반발 없이 순조롭게 민영화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항공은 86년 민영화 이후에도 정부가 항공운임을규제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비토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경영이 악화돼 재국유화의 길이 모색되고 있다. 경영주의 취약한 영업력도 부실을 재촉했다. 정부는 2000 회계연도 적자가 1억6,000만달러에 이르자 MAS의 지분을 다시 인수, 해외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업체는 노선공유 등 전략적 제휴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을 뿐 지분인수에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연구소는 이러한 해외사례에 비춰볼 때 민영화는 정치적 이해관계를떠나 경제적 논리에 입각해 과감하고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국부유출이나 독점자본의 전횡을 우려한 민영화 반대론에 대해서는 지분변동시 특별한 권한을 부여한 황금주(Golden Share) 또는 재산권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국민주 공모 등의 제도적 장치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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