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정부의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이 발표된 이후, 사진환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입을 열었죠.

- 11일 본지와의 인터뷸에서 사 위원장은 국내 금융시장을 외국계가 장악하면서 시장의 선순환구조가 완전히 박살났다고 우려했습니다.

- 외국인 지분이 높은 것을 지적한 것인데요.

- 네, 외국계에 장악된 국내 은행들은 주주들의 단기실적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다보니, 결국 자금중개기능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이 자금중개기능을 제대로 해 기업들에게 자금이 제대로 흘러들어갈 수 있게 해줘야 되는데, 이 역할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 사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역할과 관련해 어떤 견해를 밝혔나요.

- 그는 신성장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 등의 역할을 산업은행이 담당해야 된다고 강조했죠. 또 최근 산업은행이 사회책임투자펀드 1조원을 조성한 것을 언급하면서, 환경친화적인 기업,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기업,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는 기업, 지역개발에 힘쓰는 기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른바, 신금융수요에 대비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된다고 지적하더군요.

- 금융위기 시 시장의 안전판 역할과 신성장 산업에 대한 육성 등 국책은행의 존재의의는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는데, 외곽에선 지속적으로 국책은행직원들을 향해 고임금의 신이 내린 직장, 구조조정 미흡 등을 언급하고 있으니, 사 위원장이 많이 답답하겠군요.


비정규직법의 수호천사, 한국노총


- 이랜드 파업으로 비정규직법에 대한 개정 및 폐기여론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만 비정규직법 수호를 위해 온몸을 던지고 있는데요. 비정규직법 성안 과정에서 총대를 맨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 노사정 합의 없이 비정규직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할 때 한국노총이 2005년 제출한 최종안과 유사하다고, 최소한의 법적장치가 마련됐던 것에 안도했지요.

- 개악이냐 개선이냐 사이에서 차선을 선택한 한국노총은 비정규법의 수호천사가 돼 법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뛰고 있습니다. 12일 국회 환노위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비정규법 후속대책 마련에 나서고, '노사정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비정규직법 시행과 관련한 '노사정 공동선언문'을 이끌어내는 작업 등 대사회적 여론 조성에 적극 임하고 있는 겁니다.

- 재계 입장에서야 여론의 추이를 살펴본 뒤 행동에 나서도 늦지 않을 만큼 느긋한 상황이고, 노동부 또한 팔짱낀 자세로 사태의 흐름을 관망하고 있는 듯 합니다.

- 11일 저녁 이용득 위원장과 이수영 경총 회장의 면담 결과에 따라 한국노총이 주도한 비정규직법이 노사정 대화로 다시 탄력을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50억은 있어야 부자"


-부자의 기준은 뭘까요? 부자의 기준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가 눈길을 끄네요.

-11일 한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20대 대학생·구직자 4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자라고 생각하는 자산기준액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8.8%가 50억원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뒤를 이어 10억원(22.6%), 20억원(21.3%), 100억원 이상(16.8%)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종합해 보면 설문에 응답한 20대 젊은이들의 90% 이상이 10억원 이상을 부자의 기준으로 제시한 셈입니다.

-그러면 50억원이라는 금액은 어느 정도 될까요? 가장 쉽게 현재 파업 중인 이랜드노조 조합원 600명의 1년치 임금과 비슷합니다. 이랜드 노조원들이 한달에 받는 월급이 70~8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80만으로 계산하면 600명이 12개월을 받아서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면 57억이라는 계산이 나오네요. 부자는 아무나 되지 않는가 봅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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