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노조는 본조 위원장, 본조 정책본부장, 지부위원장 4명 등 모두 6명으로 대표교섭단을 구성했다.

대표교섭단에 참여하는 교섭대표위원들은 실제 협상장에서 사용자측 교섭위원과 협상을 하기 때문에, 임단협의 중핵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산별임단협 시기에는 임단협 안건을 선정하고 채택하는 것과 함께, 누가 교섭대표위원으로 선정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올해 지부에서 참석하는 교섭대표위원은 '소신 있는 협상가'로 알려진 김종현 농협중앙회지부 위원장, '큰 틀'에서 금융산업과 금융노동자의 '연관성'을 중시하는 김창근 하나은행지부 위원장, 노조의 '원칙론'에 충실하면서도 '전략가'로 알려진 박찬근 한미은행지부 위원장, 소신에 대해서는 '거침이 없는' 스타일로 알려진 임명배 자산관리공사지부 위원장 등 4명이다.

산별임단협 교섭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교섭위원들 중 김종현, 김창근, 박찬근 위원장등 3인으로부터 올해 임단협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들어봤다.
 
김종현 농협중앙회지부 위원장
김종현 농협중앙회지부 위원장은 단협 안건이 무겁지만, 비정규직 차별시정 및 정규직화 문제는 "노사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강조하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될 사안으로 꼽았다. 이번에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게 그의 각오다.
 

아울러 영업시간 단축문제와 관련해, 이번 기회에 사회적인 성숙도를 점검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단기적으로 시급한 문제인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계기로 삼을 문제인지 노사 간에 판단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각 지부위원장들은 조직이기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교섭대표위원들에게 전권을 부여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신 있는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특히 "고용불안에 떨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추세를 뒤 엎어, 평생직장시스템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임단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적변수로 김 위원장은 △기관장들의 정부 눈치보기 △언론 등을 꼽았다. 또 그는 올해 임단협에서 '사회공헌' 이슈를 강하게 제기할 것이라며, "임단협이 조속히 마무리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김창근 위원장도 조속한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르면 9월 정도 타결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임단협 사안이 만만치 않고, 금융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현장 상황도 혹독해 곳곳에서 아우성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금융노조 차원에서 올해 임단협에 임하는 각오를 달리해야 할 것이다"며, 남다른 각오가 없으면 무기력하게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8일 1차 산별중앙교섭에 임하는 사용자들의 태도를 보면, "기존 금융노사 교섭과는 달리 쉽게 보고 임하는 것 같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격론이 예상되는 안건으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영업시간 단축을 꼽았으며, 각 사업장마다 다르지만 후선역직위제도 폐지도 사용자들과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아울러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적변수를 금융노조의 대정부 교섭력, 정치력 등이라고 지적했으며,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를 국민여론으로 진단했다. 수조원의 이익을 내면서 국민들의 손을 비튼다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노조가 산별노조이지만 산별완성의 과정에 있어 응집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각 지부위원장들이 단결만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정규직 차별시정 및 정규직화, 금융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의 문제를 중심에 놓고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며, "하루 12시간에서 많게는 16시간 정도의 노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등의 시행으로 과다경쟁, 출혈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주배당에만 주력하지 말고, 금융권이 수조원의 이익을 신규인력 채용, 노동환경 개선, 내부 제도나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용 등의 투자에 나설야 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박찬근 한미지부 위원장 역시 올해 안건은 임단협이 쉽게 전개될 수 있는 안건들이 아니라며, "지부 보충협약, 각 지부 하반기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하면 8월 이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좋은데, 빨리 마무리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박 위원장은 또 비정규직 차별시정 및 정규직화,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영업시간 단축문제 등 대다수 안건들이 노사 간에 격한 대립을 유발할 것이라며, "올해 무거운 주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언론이 객관적인 현실과 사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줘야 되는데, 여론몰이 식으로 가는 비민주적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어, 노사간 자율적 교섭이라는 대원칙이 훼손될 것을 그는 우려했다.
 

박 위원장은 또 재정자립기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올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특히 조합원 수가 많지 않은 지부들에게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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