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은행합병을 둘러싸고 롤러코스터 긴장국면이 전개됐다. 정부는 은행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금융노조도 이에 맞서 12월28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나서는 등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주 국민은행과 주택은행간 합병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민은행노조가 농성에 돌입하고, 합병협상 중단 발표가 나면서 가라앉는가 싶더니 하루만에 번복돼 또다시 합병논의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두 은행 노조는 공동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12월 28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결정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28일을 총파업 시점으로 잡고, 만약 정부가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엔 그 이전에라도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상태다. 금융노조는 이에 앞서 16일엔 각 지부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전 조직으로 총파업 결의를 확산시키고 이런 여세를 몰아 조직력을 다지면서 대정부 압박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합병을 둘러싼 은행 노사간의 갈등은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 것인지는 은행간 합병이 어떤 속도로 추진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노조는 12월 28일 총파업돌입 선언을 함으로써 투쟁의지를 분명히 하긴 했지만 실제 투쟁강도는 합병에 포함되는 은행노조들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조건에서 금융노조가 7월 총파업과 같은 집중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은행통합 일정이 구체화 돼야 그에 대한 노조들의 투쟁강도도 측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주는 한 달여만에 활동이 재개되는 노사정위 논의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로 노사정위 논의는 재개됐지만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단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보호제도, 전임자 임금지금문제, 단협실효성 강화방안 등 그 동안 제기됐던 쟁점들을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려지긴 하겠지만 이들 중에 어느 정도 의견접근이 가능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먼저 경영계의 입장이 강경하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난번 경제5단체에서 노동시간단축 등 제도개선 논의중단을 요구한 것에서도 드러나듯이 경영계는 경제위기라는 상황적인 요인을 강조하면서 쉽게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한국노총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한국노총은 전임자 임금문제와 단협 실효성 확보방안 등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나 이남순 위원장으로서는 노사정위 복귀 결정 이후에 아무런 성과가 없을 경우에 한국노총 조직내부에서 상당한 압력을 받게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연말이라는 상황에서 총파업 등 물리력을 동원하기는 쉽지 않아 힘 보다는 정치력을 통한 해법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노사정위로서도 이번 논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부 언론에서 노사정위의 필요성에 문제제기가 되는 등 노사정위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깔려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뭔가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번 주 노사정위에서는 이런 노사정의 고민을 담아 뭔가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샅바싸움이 시작된다. 여기에다 은행통합문제도 금융특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여 노사정위가 오랜만에 노사정의 설전장이 될 것 같다.

내년 초 임시국회를 겨냥해 뭔가 성과를 내기 위한 노사정의 힘겨루기와 구체적인 대안을 찾기위한 묘수풀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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