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유통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 100여명이 15일 이랜드그룹이 소유한 여의도 렉싱턴호텔 앞에 모여 ‘비정규직 차별 및 대량해고 중단’을 촉구했다. 뉴코아노조와 이랜드일반노조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이랜드 유통사업장 내 대량해고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며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사직서를 강요하고, 집단 해고하고, 외주용역화하는 사태를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은 “뉴코아는 지난해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와 10개월 계약을 맺어오다가, 계약기간을 6개월, 3개월로 점차 줄여 오더니, 올해 들어 급기야 1개월짜리 계약을 맺기 시작했고, 0개월 계약이라는 기상천외한 방식도 동원하기 시작했다”며 “이미 뉴코아 5개 점포에서 비정규직 계산원에 대한 외주화 작업이 완료됐고, 매장 내 킴스클럽 비정규직 계산원들이 외주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뉴코아는 비정규직에 대한 계약해지 및 외주화와 더불어 정규직에 대한 전환배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신설부서에 배치된 정규직 직원들은, 부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지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보고 있다”며 “사측이 비정규법 차별시정 조항을 피하기 위해 정규직을 따로 떼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랜드그룹 내 최대 유통계열사인 홈에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은 “4월말 매장 내 용역 노동자 500여명이 해고된 것도 모자라, 최근 들어 계약만료를 이유로 한 해고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달부터는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3개월 이하로 단축하라’는 사측의 지침까지 내려온 상태로, 3천5백여명에 달하는 홈에버 계약직 노동자들이 언제 해고될지 몰라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홈에버의 경우 단협에 ‘18개월 이상 근무한 조합원의 경우 계약만료를 이유로 계약해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지만, 단협은 무용지물이 된 상태다.

이날 회견에는 최근 계약해지 된 조합원이 참석해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기도 했다. 홈에버 시흥점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11일 계약해지 된 호혜경 씨는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나 같은 피해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며 “이랜드는 부당하게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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