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13일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 구조조정으로 국내은행들의 총자산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직원 수의 증가율은 낮다"면서 "지속적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은행들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비이자사업 등 신규사업 전담인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같이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의 '전담 인력확충 시급론'은 금융노조가 올해 산별임단협에서 근무시간정상화를 위한 '영업시간 단축' 안건을 제시한 이후, 은행권에 적정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은 신용카드위기를 거친 2004년을 제외하고는 5%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했으나, 고용 증가율은 자산증가율에 비해 매우 낮다고 비판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고용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림 참조>
특히 국내은행은 신규채용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채용인원 중 신규사업이나 특화업무 담당인원이 매우 부족하다는 게 비판의 초점이다.
실제 지난해 직무별 채용현황을 보면, IT 담당 2.4%, 재무 및 리스크관리 2%, 여신심사 1.1%, 투자은행 업무 및 기획, 인수합병, 유가증권인수,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투자은행업을 담당하는 인원은 전체의 0.7% 등인 반면, 일반 경영지원, 개인영업, 영업기획 등 일반 은행업무 담당이 92.1%에 이르고 있다. <표 참조>. 이에 따라, 전담인력 중심으로 직원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서 연구위원은 은행권이 신규인력을 충분히 채용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2006년 말 현재 신한, 국민, 우리은행 등 국내 3대 은행의 직원 1인당 총자산과 1인당 영업이익은 각각 87억2천만원, 1억450만원으로 71억5천만원, 8천210만원을 보이고 있는 씨티를 포함한 글로벌 3대 은행의 평균치보다 더 높다. 이는 국내은행들이 신규채용 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서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그는 "비은행업이나 비이자영업은 전통적인 대출영업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직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며 신규 전담인력 채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