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탄압과 빚더미에 노동자들이 죽어나갈 때마다 그의 추모사는 전국의 노동자들을 울렸다. 동지를 떠나보내는 그의 글은 매번 화제가 되면서 전문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여성 용접 노동자 출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수필집 <소금꽃나무>(후마니타스)를 펴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글들은 모두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의 역사이자, 필자가 살아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글은 십대 후반 집을 나서 시작한 노동자 생활, 그 절망과 그로부터 스스로 어떻게 노동자라는 존재의식을 받아들이게 됐는지를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표사하는 글로 도입부를 장식한다.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내가 곧 그들이라는 사실이 이제 더 이상 부끄럽지도 치욕스럽지도 않았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 내가 달라져야 그들이 달라진다는 생각. 그들이 딛고 선 땅이 변해야 내가 딛고 선 땅도 변한다는 생각. 눈물은 곧 다짐이 되었고 가슴벅찬 환희가 되었다. 인간이 참 고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고 박창수와 고 김주익 등, 수많은 ‘노동열사’를 만들어 낸 우리시대의 비극도 빠트리지 않았다.
“노예가 품었던 인간의 꿈. 그 꿈을 포기해서 그 천금 같은 사람들이 되돌아올 수 있다면, 그 단단한 어깨를, 그 순박한 웃음을,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볼수 있다면, 그렇게하도 하고 싶습니다. 자본이 주인인 나라에서, 자본의 천국인 나라에서, 어쩌자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감히 품었단 말입니까. 어쩌자고 그렇게 착하고, 어쩌자고 그러허게 우직했단 말입니까?”
또 “서러움이 뭔지를 알려거든 그들을 보라. 우리가 잃은 게 뭔지를 알려거든 그들의 눈빛을 보라. 연대를 말하려거든 100일째 펄럭이는 천막에 가보라”며 비정규직과 정규직과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