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홈에버가 용역직 600여명의 계약을 중단한 데 이어, 직영 계약직 감원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홈에버는 지난 7일 근로계약이 만료된 면목점 고객만족센터 소속 계약직 강아무개 씨에게 당일 계약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청주점 계약직 계산원 35명을 줄여 매달 인건비 3천5백만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이랜드 그룹 계열사인 뉴코아가 계약직 계산원 외주화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랜드그룹 유통계열사내 인력 조정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주력 사업장인 홈에버의 매출저조와 7월 비정규법 시행이 맞물려,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줄줄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실제, 홈에버의 매출 저조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재무위험의 공동부담을 높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순위 32위로 뛰어오른 이랜드그룹에 대해 ‘재무적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까르푸를 인수하며 끌어다 쓴 1조7천억원의 차입금이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만 해도 9천억원에 달한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용역직 수백명을 해고하고, 직영직원을 외주화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재무 부담이 주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랜드는 특히, 7월 시행되는 비정규법의 차별시정 조항과 2년 고용시 무기계약근로 전환 조항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기존 직영 비정규직이 담당하던 업무를 순차적으로 외주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미 2001아울렛과 킴스클럽의 계산업무가 외주화 됐고, 뉴코아 계산원들도 이미 용역 전환됐거나, 용역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각 매장에서는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노동자에게까지 사직을 요구하는 불법행위가 빈번히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일반노조는 “홈에버의 경우 '18개월 이상 근무한 계약직 조합원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계약해지할 수 없다'는 단체협약 조항에도 불구, 비용절감과 비정규법 시행을 이유로 해고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명백한 부당해고인 만큼,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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