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영업시간 단축, 정년 연장, 임금 9.6% +α 등 올해 산별임단협 안건을 확정했다.

금융노조(위원장 김동만)는 8일 지부대표자회의와 중앙위원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산별임단협 안건과 관련해 최종 토론을 거쳐 확정했다.

금융노조는 오늘 은행연합회측에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IMF 10년’ ‘대통령 선거’ ‘87년 민주화 항쟁 20년’ 등 무너져 내린 ‘노동자 권리’ 찾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산별임단협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별임단협에 돌입하기도 전에 영업시간 단축 안건과 관련해, 언론의 대대적인 공세가 가해졌다는 사실에 금융노조는 주목하고 있다.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은 중앙위원회에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의 하나인 단체교섭과 관련해, 단체교섭 안을 가지고 언론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우스운 형국이다”며 "영업시간 단축 관련 대응을 지금부터 대대적으로 나갈 것인지 등을 고민 중이지만, 교섭 시작 전까지는 언론 인터뷰는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답답한 부분이 있지만, 교섭에 들어가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되면 기자회견 등을 진행할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의지다.

이와 관련, 중앙위원회에서는 외환위기 전후를 비교해 보면, 현장의 노동강도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현장노동자들의 중론이라는 데 공감하고, “노동강도가 강화됐기 때문에, 영업시간 단축이 자연스럽게 현장에서부터 제기가 됐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금융노조는 5월 22일을 전후해 1차 산별중앙교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노조는 투쟁상황실을 설치하고 올해 대표교섭단을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산별임단협에서는 지부 정책담당간부들이 대거 참여해 임금인상, 사용자단체 구성, 정년연장을 담당하는 1분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차별해소 등을 담당하는 2분과, 과다경쟁 및 금융공공성 의제를 담당할 3분과, 근무시간정상화 특별대책위원회 에 배치돼 상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금융노조, 올해 단협안은?
금융노조는 올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14개의 핵심 안건을 제시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도 중앙위원회에서 “올해 임단협 안건은 상당히 무겁다”고 말했다. 특히, 임단협 안건 확정 과정에서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해 조기에 여론의 집중 견제를 받기도 했다.
 


◇ 비정규직 전면 정규직화 추진 = 금융노조는 올해 비정규직의 전면 정규직화를 요구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산별임단협 요구안에 “사용자는 2007년 7월1일 현재 재직중인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못 박았다. 원칙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올해 임단협에서 마무리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과 관련해서는 ‘노사합의에 따른다’는 단서조항을 포함시켜, 향후 전환 방법과 관련해서는 임단협 협상에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산별단체협약 적용 범위를 비정규직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 과다경쟁 금지 등 금융공공성 강화 방안 포함 = 금융노조는 올해 IMF 10년을 맞아 '외환위기 10년 이후'를 되돌아보는 대대적인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브레이크 없이 달리고 있는 한국금융산업이 "과연 이대로 가도 되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면서, '금융세계화' '주주자본주의' '외국 투기자본' '소유구조와 지배구조' 등의 쟁점을 이슈화시키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올해 단협에서는 금융공공성 강화 방안이 대거 포함됐다. 우선 지난 2003년 론스타펀드에 멀쩡한 외환은행이 불법 매각됐다는 사실이 공론화 된 것을 계기로, 금융노조는 '해외투자자본'의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임단협 안에서 제기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이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고, 한미FTA가 비준될 경우, 한국금융산업은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또 한번의 중대형 인수․합병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외국투기자본이 시장 교란의 주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노조의 판단이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금융기관의 공익성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금융기관의 '지역개발재투자 의무화' 등의 법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낙하산 인사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노동조합이 ‘사외이사 추천 및 기관장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으며, 임원들의 보수 및 스톡옵션 결정도 노조와 협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한 한정된 국내 금융시장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은행 간 과다경쟁이 노동강도 강화의 주요한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사정을 감안, 과다경쟁을 지양하는 방안도 올해 산별 교섭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 노동강도 완화에 주력 = 금융노조는 현재 금융노동자의 노동강도가 한계상황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노조가 7개 은행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파악한 '최근 4년 은행권 사망자' 집계에 따르면, 심근경색, 뇌출혈, 간경화 등 업무과다로 인한 과로사 사례가 31건이었다. 또 모 은행의 경우 자체적으로 파악한 퇴근시간이 오후 9시~11시로 집계되고 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금융노조는 대고객 사업장의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방안을 단협안에 포함시켰다. 각 지부 노사가 자율적으로 업무프로세스 개선 등 근무시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해 나가고, 동시에 산별차원에서 영업시간 단축을 포함해 근무시간을 정상화시키는 다양한 논의를 올해 산별 단체교섭에서 논의해 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용안정을 위해서도 몇 가지 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노조는 적정인력 산출 및 유지를 위해 정기적인 합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정원축소와 관련해서도 일방적인 정원축소를 제도적으로 막아내는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상시적 구조조정의 핵심적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후선역직위제도도 금융노사 간에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년 60세로 연장 추진 = 금융노조는 현행 58세인 정년을 60세로 2년 연장하는 안건을 중앙위에서 확정했다. 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엔 현행 59세로 되어 있는 정년을 61세까지 연장하는 것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아웃소싱 및 금융정보의 해외이전 시 사용자는 노동조합과 합의하도록 하는 ‘업무위수탁 제한’을 안건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경우에는 기존 ‘조합과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개정해 ‘조합과 사전에 합의하여야 한다’는 강제조항으로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노동자 복지와 관련해서는 불임휴직을 무급휴직에서 유급휴직으로, 육아유직의 분할사용이 불가능한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육아휴직의 분할사용을 안건에 포함시켰다.

 
금융노조, 임단투 결의대회 개최
김동만 위원장 "의지 가다듬어 투쟁의 길로 매진할 수밖에"
금융노조가 올해 강력한 투쟁을 배치하고 산별임단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노조(위원장 김동만)는 지난 7일 남양주 우리은행 야구경기장에서 본조와 지부 간부 2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산별임단협을 앞두고 투쟁력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2003년 이후 4년만에 개최된 이번 결의대회는 금융노조의 결속력을 높이고, 간부들의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기 위해 개최 됐다는 게 금융노조의 설명이다.
 

금융노조는 8일 중앙위원회에서 산별임단협 안건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으며, 올해 임단협 안건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국책금융기관 자율경영 쟁취, 근무시간정상화, 사용자단체 구성, 후선역직위제도 개선, 정년연장 등 굵직굵직한 의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만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언론에선 확정되지 않은 영업시간 단축 안을 대상으로 금융노조에 난도질을 했다"며 "금융노조는 의지를 가다듬어 투쟁의 길로 매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산별임단협 안건이 확정된 후, 금융노조는 주5일제를 무색케 하는 금융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정치권, 언론, 국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또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한 대책을 세워나가고, 산별강화에도 매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격려사에 나선 김성태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금융노조는 한국노총이 자랑할 수 있는 산별노조라며, "올해 금융노조가 정년을 연장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해소를 위해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분발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임단투결의대회는 축구, 배구, 릴레이 달리기 등 체육행사와 병행됐으며, 현장에 참석한 간부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산별임단협은 조금 거칠어 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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