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삼성 비정규직·하청 노동자 공동투쟁단’을 결성해 수차례 시도 끝에 삼성 본관 앞에 합법적으로 집회신고를 내고, 오는 10일을 ‘삼성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의 날’로 선포했다. 이날 오후 2시 집단해고 당한 삼성SDI 울산공장 노동자들과 삼성해복투, 삼성 협력업체인 코레노, 쎌콤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울산본부, 경기본부 등과 함께 삼성에 맞서 공동투쟁을 벌인다.
삼성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이들뿐 아니라 삼성이 채권단으로 참가하고 있는 한국합섬과 삼성 관련 기사가 빌미가 돼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시사저널 노동자들, 다산인권센터, 이젠텍 노동자들도 참가해 이날 집회는 지역과 업체를 뛰어넘어 삼성 무노조 신화를 뛰어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투쟁단은 지난 7일 오전 삼성 본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삼성의 세계 초일류 신화는 기적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불철주야 일한 땀의 결과임에도 삼성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끊임없이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자행하고 있다”며 “세계 일류 삼성의 뒤편에는 권리를 빼앗긴 노동자의 절규만 남았다”고 토로했다.
또 공동투쟁단은 “10일 집회는 삼성이 가장 먼저 버리고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삼성의 무노조 신화에 맞서 민주노조 깃발을 꽂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삼성과 투쟁하기, 특히 해고자들이 삼성 사업장이나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기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렵다. 삼성이 직원을 동원해 집회를 선점해 버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에스원 노동자들은 삼성 본관 앞 집회를 신고하기 위해 삼성 직원들과 남대문경찰서에서 몸싸움을 벌이기로 했다.
지금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집단해고된 후 한달 넘게 고용승계 투쟁을 벌이고 하청업체 하이비트 노동자들은 지난 6일 밤 공장 앞 집회신고를 내기 위해 울주경찰서를 찾았다가 삼성SDI 직원들에게 폭행당했다. 삼성SDI 측이 매번 집회를 선점하는 바람에 해고자들이 순번을 정해 울주경찰서에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밤 12가 되면 집회신고서를 접수하는 고육지책을 썼다가 삼성SDI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울산지부 간부들이 폭행당하고 여성 해고자들이 성추행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삼성SDI 노무팀 소속으로 보이는 사람 6명을 성추행과 폭력으로 울주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뿐 아니다. 매일 아침 출근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하이비트 노동자들은 삼성SDI 측이 출입문 앞 집회를 선점하는 바람에 공장에서 1km 가량 떨어진 언양이나 통도사 입구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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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