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제주은행을 위탁경영하며 내년 10월 이전까지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인호 신한은행장과 강중홍 제주은행장은 이날 경영자문 이행합의서(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1년간 신한은행이 제주은행의 경영에 자문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경영자문을 통해 제주은행의 자생력을 확보한 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신한금융지주회사 설립후 6개월 이내에 제주은행을 자회사로 편입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내년 3월말이나 4월초에 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행장은 또 '2차 금융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신한은행이 제주은행을 경영자문함으로써 어려운 지방은행 처리에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위탁경영을 하는 것 이상으로 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게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은행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1월의 회계실사 결과를 근거로 제주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0%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공적자금을 지원하며 제주은행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경영개선수정계획을 이행하기로 했다.

공적자금 지원규모나 제주은행의 감자비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이번 경영자문 계약을 신호탄으로 곧 한빛. 평화.광주.경남은행이 편입되는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는 등 2차 금융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인호 행장은 '제주은행은 신한은행과 점포가 겹치지 않는 데다 신한은행 주요 주주인 재일동포의 상당수가 제주 출신이라는 점 등 제주은행을 자회사로 편입시킬 만한 요소는 많이 있다'면서 '지역밀착 영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행장이 MOU 체결을 발표한 한국은행 기자실에는 이정호 제주은행 노조위원장 등이 찾아와 `MOU 체결은 무효'라면서 총파업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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