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정된 금융노조 지부대표자회의에서는 영업시간 단축 안건을 놓고 격론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노조 전 간부 워크숍, 지부대표자회의, 정책협의회 등을 거치면서 산별임단협 안건과 관련해 몇 차례 토론이 진행됐으나, 영업시간 단축 의제가 지난 4월9일 이후 조기에 여론화 되면서 금융노조가 집중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금융노조 안팎에서는 영업시간 단축 안건이 제기된 당초 취지를 살려 산별임단협 안건으로 계속 밀고가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우회전술을 택해야 한다는 의견, 어차피 근무시간정상화의 한 방법으로 영업시간 단축의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근무시간정상화의 방법으로 배치해야 된다는 견해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오늘 개최되는 지부대표자회의에서도 이를 반영, 다양한 의견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원모 KB국민지부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연장근로를 하지 않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연장근로를 불필요하게 하지 않는 제도적인 방안을 금융노조에서 찾아야 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업시간 단축의제는 여러 제도 중의 하나로 언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시간 단축을 비롯해, 근무시간을 정상화 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병행해서 추진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그는 은행원들의 과로사, 퇴근시간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을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금융노조가 국민들을 설득시키는 방안을 찾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다면 설득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예상했다.

김형중 기업은행지부 위원장도 여론에 따라서 산별노조가 가기로 했던 길을 가지 않는 것은 우스운 것이라며, "아직 논의중에 있는 안건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겠으나, 당초 취지를 살려 준비를 더 완벽하게 하면서, 밀고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언론이 치고 나오면서 금융노조가 조금 주춤하는 양상인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해 은행원들의 노동시간, 노동강도 등 노동조건에 대해 논의를 더욱 진전시켰으면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특히, 언론과 국민여론이 동조하지 않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기 때문에, 금융노조는 당초 계획대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반면, 장장환 SC제일지부 위원장은 '신중론'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면서,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업시간 단축은 과다경쟁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금융노조 산하 37개 지부마다 편차가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하면서, "근무시간정상화를 전면에 내걸고 영업시간 단축을 하나의 방법론으로 배치를 하는 방법, 시간외근무수당을 정당하게 요구하는 방법 등을 구사해 당초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를 살려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장 위원장은 주5일근무제를 쟁취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노조는 당초 26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산별임단협 안건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좀 더 심도 있는 토론을 거쳐 산별임단협 안건을 확정하기 위해, 중앙위원회를 지부대표자회로 대체했다. 중앙위원회는 5월 초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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