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교육과정의 경제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반노동자적’인 서술에서부터 약육강식의 기업관을 미화하거나 세계화와 시장경제 체제를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등 ‘친자본적’인 편향된 시각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편향된 교과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수립과정에서부터 교사와 교육연구기관, 단체, 노사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실 사무국장은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 주최로 열린 ‘경제교과서를 계기로 본 교육실태와 대응방안 모색’ 토론회 발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자료를 공개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류동민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송태수 한국노동교육원 교수, 이수정 민주노무법인 공인노무사, 하재근 학벌없는 사회 사무국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신성호 국장은 이날 1종(교학사)를 제외한 4종(두산, 대한교과서, 법문사, 천재교육)의 7차 경제교과서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반노동자적’인 서술 = 교과서 곳곳에는 반노동자적인 서술이 숱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신 국장의 지적이다. 신 국장은 그 사례로 두산교과서 212쪽의 “근로자의 소득은 그들이 창출해 낸 생산성의 범위 내에서 결정돼야 한다. 그 이상을 요구하면 기업에게 부담이 되며,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천재교육 교과서 223쪽의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물가상승에 압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등의 서술을 꼽았다.

법문사 교과서 59쪽에는 “최저임금제 또한 일부 근로자들의 소득은 올라가지만 다른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적어, 최저임금제에 대한 경영계의 부정적인 인식을 그대로 담았다. <표 참조>


◇ 양육강식 기업관 미화와 경제성장 과정의 왜곡 = 대한교과서 118쪽에서 “기업은 생산활동을 통해 최대이익을 얻는 조직이다. 우량기업은 생산성, 경제성, 수익성이 높은 기업을 말하며, 반대로 낮은 기업을 부실기업이라고 한다”고 명시해 약육강식의 기업관을 미화했다고 지적했다.

두산교과서 39쪽은 “1962년 이후 정부는 높은 경제 성장만이 그동안 고질화된 빈곤의 악순환을 단절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이에 따라 근로자들의 생활 수준 또한 향상되었다”며, 개발독재시절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도 두산교과서 178쪽 읽기자료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야 한다는 의지를 국민들에게 심어 준 정부 주도의 국민적 근대화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천재교육교과서 17쪽에는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복지제도는 허상에 불과하며, 내일 있는 교육, 진정한 민주주의의 신장도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성장론’을 중시하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고스란히 담았다.

◇ 시장경제와 세계화 찬양 = 두산교과서 35쪽에는 “각자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모든 경제문제들이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사회를 시장경제라고 한다”고 적었다. 천재교육교과서 46쪽에는 “(시장경제의) 진입과 퇴출이 자유롭다는 것은 자원배분의 효율성 달성에 공헌한다”고 일방적 주장을 실었다.

두산교과서 21쪽에는 “세계경제는 무한경쟁시대로 진입하고 있는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국가와 산업은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국수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썼다. 교과서가 한미FTA 등에 반대하는 ‘세계화 반대’ 세력을 ‘국수주의자’로 낙인찍은 셈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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