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늘고 신규 일자리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대학 졸업자 이상 고학력자들의 ‘하향 취업’ 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산하 중앙고용정보관리소는 14일 발표한 ‘3분기 한국 고용 동향’을 통해 이 기간 중 전체 구직자가 일자리 하나를 놓고 1.8명씩 경쟁하는데 비해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의 경쟁률은 이보다 두배가 높은 3.7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고용정보관리소는 이 기간 중 취업한 대졸자 1만6175명 중 절반 가까운 7,298명과 대학원 졸업자 66명이 고졸 및 전문대졸 가량의 학력을 원했던 직장에 하향 지원해 합격했으며, 특히 31%가량인 5000여명이 건설일용직, 운반직 등 단순 노무직으로 취업했다고 밝혔다.

중앙고용정보관리소 박천수 연구원은 “고학력자의 기준을 전문대학 졸업자 이상으로 볼 경우 최근 석달 사이에만 1800여명 이상이 학력을 낮춰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IMF 이후 감소하던 하향 취업 추세가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올 3분기 대졸 취업자 가운데 남성의 19.2%, 여성의 50.5%가 평균 월 임금이 80만원 미만으로, 노동부가 집계한 50대 그룹 평균 신입사원의 연봉 1800만원(월 평균 150만원)보다 훨씬 낮은 저임금을 감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학력자들의 하향 취업은 노동부가 지난 12일부터 내년 2월 고교 및 대학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모집 중인 ‘정부 인턴사원’ 모집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3개월까지 근무하면서 매달 50만원씩이 지급되는 정부 인턴사원 모집 공고가 나가자 노동부 산하 각 지방노동사무소에는 전화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서울 동부노동사무소 신기창 소장은 “인턴사원뿐 아니라 최근 월 50만~60만원가량인 구직 세일즈 직원 모집 때도 대졸자가 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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